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담당 형사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이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히면서 지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쓴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 편지는 지난 2006년 한 월간지를 통해 공개된 것으로 당시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팀장이던 하승균(73) 전 총경이 쓴 편지다.
하 전 총경은 범인을 잊지 않기 위해 '악마'라는 별명으로 그를 불렀다.
편지에서 하 전 총경은 "마누라와 애들 생일은 몰라도 자네가 저지른 범행 날짜와 시간, 형태는 아직 줄줄 외우고 있네"라며 "내일 당장이라도 자네 같은 악마에게는 공소시효라는 것이 없어져 내가 나간 뒤라도 우리 후배들이 자네를 잡아들이는 꿈을 꾸네"라고 썼다.
하 전 총경은 편지에 당시 사건을 담당하며 헤매던 일과 과로로 반신불수가 된 후배를 언급하며, 범인을 잡으면 "결코 법정에 세우지 않고 내 손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썼다.
하 전 총경은 마지막으로 "부디 나보다 먼저 죽지 말게. 우리 꼭 만나야지. 안 그런가?"라고 썼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담당 형사였던 하 전 총경은 지난 2006년 2월 전북 임실경찰서장을 끝으로 퇴직했지만, 꾸준히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언급하고 공소시효 폐지를 주장해왔다.
하 총경은 범인이 잡힌 뒤 "후배들이 요청하면 사건을 돕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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