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팩트와이] 4대강과 기형 붕어, 보 해체는 환경 재앙?

2020.01.02 오전 05:16
[앵커]
4대강 사업의 진실을 확인하는 팩트체크 연속 보도.

오늘은 4대강 찬성론의 이론적 토대라고 할 수 있는 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의 주장을 검증합니다.

취재 결과, 박 교수가 객관적이라며 든 근거들 가운데는 의도적인 왜곡과 거짓이 적지 않았습니다.

팩트와이,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세계 문명국가의 문명 강에 보 없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4대강 사업 전도사.

이명박 정부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입니다.

그의 주장은 4대강 예찬론의 이론적 근거가 돼 보 해체를 둘러싼 논란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 4대강 사업 덕에 기형 붕어 사라졌다?

환경 호르몬 때문에 암수한몸 기형 붕어 비율이 8%나 된다는 2007년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강에 물이 많으면 희석이 되는데 환경호르몬이 남아서 물고기가 다 저 모양이 되는 거죠. 생태계 재앙이죠.]

이런 환경호르몬 피해를 막기 위해 4대강에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고 수량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

그런데 어류는 생식 기관이 단순해서 성별이 바뀌거나 암수가 한몸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붕어로, 자연상태에서 최대 18%까지 자웅동체가 발견된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고, 국내도 비율은 비슷합니다.

당시 환경부는 이를 근거로 환경호르몬 때문이라는 건 억측이라며 조선일보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환경호르몬을 희석해야 한다면, 보를 만들 것이 아니라, 수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바다로 빨리 흘려보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 보 개방해서 우라늄 수돗물 나왔다?

지난해 여름 충남 청양군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이 과다 검출돼 주민 건강을 위협했습니다.

박 교수는 이를 두고, "보 개방이 지하수 고갈로 이어져 우라늄 수돗물이라는 엽기적인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합니다.

2018년 10월 인근 백제보가 완전 열렸고, 물이 빠지면서 지하수 수량이 감소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청양군은 우라늄 수돗물과 보 개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합니다.

백제보 수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농업용수로 쓰는 땅 밑 20∼30m 사이 지하수인데, 청양군 수돗물은 지하 100m 암반층에서 뽑아 쓴다는 겁니다.

[구민호 / 공주대 지질학과 교수 : (보 개방으로) 암반 지하수에서 수질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고요. 우라늄이라는 특정 성분을 가지고 그것이 보 개방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고요.]

▲ 4대강 유역 농가 소득 늘었다?

[박석순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4대강 사업하고 나서 강변에 사는 분들 수입이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가구당 5천만 원에서 거의 8천만 원으로 급속히 증가합니다. 잘살게 된 거 아니에요?]

그러면서 박 교수가 보여준 그래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전체를 4대강 유역 농가로 뭉뚱그린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농가 소득 계산법은 더 황당합니다.

충남과 충북, 전남과 전북, 경남과 경북 농가의 연평균 소득을 단순 합산해, 8천만 원이라는 비현실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북으로 나뉘지 않은 경기도보다는 2배 많습니다.

통계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통계청 관계자 : 두 개 도를 보태면 안 돼요.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안 돼. 이 자료 만든 회사는 뭐하는 회사에요?]

이 같은 왜곡은 4대강 찬성론의 과학적·객관적 근거로 둔갑해 유튜브를 통해 퍼지고, 책으로도 출간돼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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