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팩트와이] 성전환하고 여군 복무 가능?...핵심 쟁점은

2020.01.22 오후 12:56
북한 지뢰 부상 후에도 군 복무한 전례 존재
신체 훼손 판단은 남성 전제…여성으로 심의 희망
현행법 체계에선 성전환 여성 입대 어려워
[앵커]
성전환 수술을 받고도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육군 부사관.

현재 육군에서 전역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부분이 핵심적인 쟁점인지, 또 다른 나라의 사례는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팩트와이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성전환 수술을 한 육군 부사관이 받은 판정은 심신장애 3급.

군 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라 장애 5급에 해당하는 신체 두 곳이 훼손된 것으로 본 겁니다.

▲ 장애 판정받으면 무조건 전역?

심신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전역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로 발목을 잃은 하재헌 하사는 이후 4년 동안 군 복무를 계속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원한다면, 전역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군 복무가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심신장애를 고의로 초래했을 땐 불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이 있기 때문에 성전환 수술을 고의적인 신체 훼손으로 본다면 군 복무는 불가능한 게 맞습니다.

하지만 신체 훼손이라는 판단엔 남성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해당 부사관이 법적인 성별을 여성으로 바꿀 때까지 심의를 미뤄달라고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육군본부 관계자 : 전역 심사 참석 시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이걸 별도로 미룰 만한 사유가 된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미뤘던 사례도 없습니다.]

▲ 성별 바꾸면 여군 복무 가능?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지난 16일) : 현재 A 하사는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하기 위해 관할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 신청한 상태입니다.]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뒤 여군에 새로 입대하는 것은 현행법 체계에선 어렵습니다.

여군 역시 입대 전에 신체검사를 받는데, 성 주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신체의 비가역적 변화가 있으면 현역 복무가 불가능한 5급 판정을 내리는 게 현행 규정입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도 현행 병역법으로는 입대가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는 전례가 없습니다.

▲ 외국은 성전환자 군 복무 허용?

[배진교 / 정의당 성 소수자 위원장 : 영국이나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 등의 나라가 성 소수자의 군 복무를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고요.]

대다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호주와 오스트리아 등 20개 국가에서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방부가 성전환자의 군 복무에는 부정적이면서도, 성 주체성에 혼란을 겪던 부사관의 심리 상담과 호르몬 치료 등을 도왔던 것은 이런 세계적인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취재기자 홍성욱[hsw0504@ytn.co.kr]
인턴기자 김미화[3gracepe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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