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수 중 지병 악화로 숨져...법원 "업무상 재해"

평소 지병이 있던 근로자가 해외 연수 중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질환이 악화해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 급여 등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병이 있던 A 씨가 연수 일정에 따른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으며 뇌전증 전신발작을 일으켰고, 그에 따라 심장 이상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A 씨가 30년간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며 해외를 나가본 적 없는 A 씨에게 이번 연수 일정은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고,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 2015년 3박 5일 일정으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생산성 향상 연수를 갔고, 연수 중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A 씨의 배우자는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사망을 유발할 만한 돌발 상황이나 과로 등이 확인되지 않았고 개인적 병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A 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