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연극인 이종승 “생계위해 오늘도 막노동, 다 죽으라는 건가”

2020.04.22 오후 07:38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4월 22일 (수요일)
■ 대담 : 이종승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연극인 이종승 “생계위해 오늘도 막노동, 다 죽으라는 건가”



◇ 앵커 강성범(이하 강성범)> 코로나19 여파로 우리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오늘 정부는 고용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자영업자 등에게 3개월간 월 5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비율이 특히 높은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번 정부 대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경력 27년 차 연극배우,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이종승 위원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종승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위원장(이하 이종승)> 안녕하세요?

◇ 강성범> 요즘 좀 많이 힘드시죠?

◆ 이종승> 많이 힘듭니다.

◇ 강성범> 개인적으로도 힘드실 텐데 또 대변을 하셔야 되니까 더 힘드실 거예요. 정부가 문화예술계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3개월간 달에 50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종승> 대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 정말 의심스럽고요.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리고 전형적인 어떤 공무원의 책상머리 행정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강성범> 그리고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자영업자들의 종사자 수치를 93만 명으로 추정했어요. 맞는 겁니까?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인원수가 더 많을 텐데.

◆ 이종승> 현장에서는 많게는 500만 정도로 추정을 하고 있거든요.

◇ 강성범> 나온 수치보다 5배가 높네요.

◆ 이종승> 그렇죠.

◇ 강성범> 근데 중요한 거는 이렇게 수치가 잡힌 분들조차도, 안 잡힌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시는데 잡힌 분들도 3개월간 50만 원씩이면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또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합니다. 스스로 이거 어떻게 입증합니까?

◆ 이종승> 그러니까요. 지금 모든 지원 정책이라고 나오는 것들이, 당사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직전까지 얼마나 일을 했는지 증명해라. 네가 그 전보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증명해라 라고 해서 그것이 증명됐을 때 지원해줄게, 이런 식으로 대책이 나오고 있거든요.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죠.

◇ 강성범> 그러면 방법은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습니까? 모르시는 공연예술인 분들, 프리랜서들이 좀 아셔야 되니까. 방법을 좀 알려 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 이종승> 일단 전 국민 재난 소득을 지급해야 되고 기본적으로 한 달에 50만 원씩 석 달이라는 건. 그런 지원정책을 짜신 분들이 그 돈으로 살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해요. 최소한 어떤 실업 급여 수준도 아니고 최저 임금에 준하는 기준도 아니고, 한 달에 50만 원씩 석 달이라는 건 어떤 계산법에 의해서 나온 건지도 잘 모르겠고요. 수입이 그 사람들이 한 달에 50만 원씩 벌었던 사람들이 아닌데 왜 그렇게 계산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 강성범> 그리고 이 50만 원을 또 받으려면 스스로 소득이 줄어든 것을 입증을 해야 된다, 이것도 어떻게 될지도 막막하고 말이죠. 그렇다면 위원장님이 보시는 실질적인 대책을 좀 제안해주시죠?

◆ 이종승> 일단 차별 없이 모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 돼야 되고요. 차별 없이 모두에게 지급하기 위해서 지금의 예산에서 하려다 보니까 50만 원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하거나 수긍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증명할 수 있고 소득이 어려운 사람들, 직전까지 일한 사람들만 뽑아서, 골라서 5분의 1도 안 되는 수치에게만 지급한다는 건 나머지를 자영업자, 프리랜서. 예술인들 다 뭐 죽으라는 겁니까. 모두에게 차별 없이 즉각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강성범> 그것도 뭐 이것저것 선을 두게 되면, 행정적으로도 힘들고, 시간만 지체되고 말이죠.

◆ 이종승> 그렇죠. 선지급하고 후 정산 얘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 강성범> 아무튼 빨리 이 말씀을 좀 많이 들으셔서 좀 해결됐으면 좋겠는데.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좀 주도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 같아요. 아쉬우시죠?

◆ 이종승>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은 주무 부처가 예술계를 버린 게 아닌가, 혹은 정말 사람들이 현장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기는 한가 싶습니다. 보건복지부, 노동부, 각종 지자체에서 대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문체부는 전혀 그런 내용이 없어요. 현장하고의 대화도 지금 제대로 하지 않고 있고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추경 예산조차도 올리지 않고 있고 기존에 하던 사업들만 지금 인원수를 조금 늘려서, 다른 예산은 조금 끌어다가 지원이라고 있는 실정입니다.

◇ 강성범> 독립영화협회도 오늘 입장문을 냈다고요. 어떻게 진행이 되는 겁니까?

◆ 이종승> 독립영화협회에서도 차별 없이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지원을 하라고 입장문을 냈고요. 몇 가지 영화인들이 요구하는 요구안들을 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문체부나 정부 지원 대책이 너무 형편없기 때문에 각 예술계 노조들 혹은 단체들이 전부 입장문 내지는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고요. 정말 갈 데까지 갔다고 생각합니다. 3달 이상 기다렸으면 정말 죽을 만큼 기다린 거거든요. 다들 지금 문체부에서 나오는 긴급 융자, 빌려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더 이상은 버틸 재간들이 없습니다.

◇ 강성범> 직장인들이야 유급휴가도 있고 여러 가지 지원도 있습니다만 정말로 문화예술인, 프리랜서 같은 경우에는 진짜 수입이 제로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너무 심각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대변만 해주고 계시지만 우리 이종승 대부께서는 본인 생계는 지금 어떻게 해결하고 계세요?

◆ 이종승> 저도 지금 조금 전까지 청계천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들어왔는데요. 하루하루 일을 찾아서 어떻게든 생계유지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택배 알바도 하고, 극장에서 셋업 알바도 하고, 하루하루 일당 노동도 하고 버티고 있습니다.

◇ 강성범> 말씀하실 때마다 한숨부터 나오시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저도 연극 전공을 해서 친구들이 많이 연극계에 있는데 지금 다른 배우들도 다 힘든 거죠?

◆ 이종승> 그렇죠. 지금 사실 예술인복지재단에서 하는 긴급 융자 제도로 너무너무 힘들게 그것도 융자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빚을 내서라도 생활을 하는데 예술인 증명을 못 했거나 혹은 증명이 되기를 기다리거나, 데뷔한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배우들, 여러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정작 혜택을 못 보고 지금 나오는 모든 정책에 있어서, 또 다른 박탈감, 소외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 강성범> 예술인 증명이 안 된 신인 배우들은 또 해당이 또 안 되고 말이죠. 답답한 상황인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편하게 하시죠.

◆ 이종승> 정말 모두가 힘든 상황입니다, 전 국민이 그렇지만, 예술이 더군다나 기초 예술이 꼭 지켜져야만 되는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을 보면 어느 것 하나 예술인들의 손길이 가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예술가들이 자기만 좋아서 예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명감도 있고 좋아서 하는 것도 있지만 그 사람 일이라는 거, 업이라는 거, 그 일로 인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입니다. 결코 좋아서 하는 딴따라 정도로 치부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오늘 특수고용직이나 프리랜서들,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이 이사회를 지탱하는 구성원이고 국민들입니다. 이 국민들이 기본적인 권리도 누리지 못하면 안 되겠고요. 그리고 기존의 국회에서 방치되어 있었던 고용보험법만 통과되었어도 적어도 이런 피해가 좀 줄어들 수 있지 않았나. 국회에서 지금 한 달 정도 남은 20대 국회에서 예술인 고용보험법을 하루빨리 좀 통과 시켜 주길 바라고요. 제발 남은 한 달 동안 어떻게든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 강성범>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국회 때 안 되면 21대 때는 반드시 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숨 쉬시는 모습에 그 마음이 전해져서 안타깝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잘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 이종승> 네. 수고하십시오.

◇ 강성범>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종승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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