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에 대한 첫 범죄인 인도 심문이 열렸습니다.
손 씨 측은 이중 처벌 우려가 있는 데다, 범죄사실도 소명되지 않았다며 미국 송환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의 미국 송환이 옳은지를 판단하기 위한 법원의 첫 심문기일이 열렸습니다.
손 씨는 출석하지 않았지만,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우선 손 씨 측은 아동음란물 혐의 등으로 처벌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보증이 없으므로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성 착취물 배포 혐의로 국내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복역한 만큼, 인도 대상인 범죄수익 은닉 혐의가 아닌 죄로 다시 처벌돼선 안 된다는 겁니다.
미국 송환 절차의 근거가 된 범죄수익 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손 씨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기소조차 하지 않았는데 범죄인 인도 요청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유죄라고 판단한다면 자기모순이라는 겁니다.
[이용환 / 손정우 측 변호인 : 수사가 제대로 된 것인지, 기소를 왜 결정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검찰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손 씨는 자국민이고 범죄 행위도 국내에서 이뤄진 만큼 한국에서 처벌받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에서 인도된 범죄 외의 추가 처벌을 금지하는 만큼 보증의 효력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손 씨가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을 이용해 암호 화폐를 거래한 자체가 범죄에 해당하고, 인터넷을 통한 범죄는 다른 나라에서 계속 범행을 저지르는 것과 같다며 송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최근 손 씨의 아버지가 송환을 막으려 손 씨를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수사 자체가 인도 거절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송환을 강하게 반대해 온 손 씨의 아버지는 이날 법정에 나와 심문을 지켜봤습니다.
[손정우 부친 : 죄는 위중하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그쪽(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이 그냥 불쌍한 마음이 드는 거죠.]
재판부는 다음 달 16일 손 씨를 불러 한 차례 더 심리를 진행한 뒤 당일 곧바로 신병 인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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