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보는Y] 과태료 7번 물고도...국가하천 옆 유해 폐기물 방치 '배짱 영업'

2020.07.17 오전 04:51
국가하천 옆으로 오염물질 '무기성 오니' 방치
위반 업체, 수차례 과태료·행정명령에도 '배짱'
"폐기물법 위반 실형 드물어…처벌 강화해야"
[앵커]
경기도 양주의 한 광업회사가 국가하천 옆에 폐기물을 1년 넘게 무단으로 쌓아놔 상수원 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7차례나 과태료를 물렸는데도 불법을 저지른 업체는 폐기물을 치우기는커녕 배짱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체 이유가 뭔지, 나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부터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경기도 양주의 신천, 한탄강으로 이어지는 물길입니다.

하천 옆 검은 망 아래, 갈색 토사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레미콘 제조용 모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된 부산물, '무기성 오니'입니다.

[A 씨 / 경기도 양주시 : 안에 있는 거랑 밖에 있는 거랑 양은 엄청나죠. 유해성이 있으니까, 그래서 민원이 있죠. 마르면 먼지도 많이 나고요.]

양주시의 한 광업회사가 방치해 둔 건데, 지난 2018년 말부터 업체 부지 안팎에 버린 양만 수만 톤에 이릅니다.

폐기물관리법상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되는 무기성 오니는 완전히 말린 뒤 양질의 흙과 섞어 재활용해야 합니다.

토양을 산성화하기 때문에 농지 매립도 금지돼있고, 하천에 버리는 것도 당연히 안 됩니다.

규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양주시청은 지난해부터 과태료 일곱 번에 행정명령도 다섯 번이나 내렸습니다.

그런데도 업체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주시청 관계자 : 수차례 저희가 제거조치명령과 고발을 진행했습니다. (강제할 방법은 없나요?) 법으로 조치할 수 있는 건 그렇죠.]

업체는 처리할 땅이 없어서라고 해명했지만,

[광업회사 대표 : 버릴 자리가 없어요, 버릴 자리가. 여하튼 12월 안에 싹 치워야 해요 이거를. 안 하면 우리도 처벌받으니까….]

실제는 비용 문제였습니다.

[폐기물 처리 대행업체 대표 : 처리 업체로 가면 1톤에 4만 원에서 8만 원 사이예요. 과태료 내는 게 많게는 뭐 천만 원, 이천만 원 내는데, 처리 비용 대충 따져도 (수만 톤이면) 수억 원에서 십몇억 원까지는 들어가잖아요.]

사업장 폐기물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실제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법을 비웃듯 업주들이 배짱을 부리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솜방망이 처벌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성길 /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외국 사례를 보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서, 이런 사안이 하나 걸리면 기업이 망한다고 봐야죠. 무기성 오니는 중금속 성분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천변에 뒀을 때 물이 흘러가서 한탄강까지 오염시킬 우려가 있고요.]

결국, 과태료나 처벌보다 폐기물 처리 비용이 더 무섭다는 건데, 하천 생태계는 물론 우리가 먹는 물까지 오염시킬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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