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은 과거와 달리 복날이라고 개고기 드시는 분들 그리 많지 않을 텐데요.
동물보호 인식이 커지면서 관련 산업은 사양화하고 있지만, 모호한 법 규정 탓에 개 식용이나 도살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개고깃집.
중복 날 점심시간인데도 한산합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 골목까지 긴 줄이 늘어섰지만, 동물보호 인식이 커지면서 이제는 남은 가게도 몇 없습니다.
[개고깃집 손님 : 오는 사람만 오고, 젊은 사람들은 안 오더라고요.]
지난해 한 동물단체가 시민 천5백 명에게 물었더니, 개고기를 먹는다는 사람은 12%에 불과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다는 사람도 46%나 됐습니다.
[장두진 / 서울 신사동 : 요즘은 (복날이) 그냥 치킨 먹는 날 정도로만 인식되는 것 같아요.]
[김가혜 / 서울 신사동 : 영상 같은 거 봐도, 개고기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잔인해서….]
사실상 사양산업이 됐지만,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개 식용을 아예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개는 축산법에서 소나 돼지처럼 가축으로 분류되지만, 정작 사육이나 도살 방법 등을 규정한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는 제외돼 있습니다.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식용견을 잔혹하고 비위생적으로 도살하는 일이 암암리에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원복 / 비건 세상을 위한 시민모임 대표 : (매년) 백만 마리 넘는 개들이 인간의 음식으로 쓰이기 위해 식탁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음식이 아니고 우리 인간과 가족처럼 식구처럼 살아가는….]
개 농장주나 보신탕집 업주들은 식용견을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건 공감하지만, 개인 기호까지 법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주영봉 /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 : 우리 먹거리 문화인데, 서양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고유 전통문화 음식, 먹거리 문화를 부정한다는 건 있을 수 없죠.]
해마다 복날만 되면 반복되는 개 식용 논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제는 정부나 국회가 반려동물을 가축으로만 정의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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