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리포트]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봉사의 정치학

2020.08.13 오후 01:17
집중호우 피해를 본 지 닷새가 됐지만, 동네는 그야말로 융단 폭격을 맞은 듯합니다.

[안재민 / 전남 구례 양정마을 주민 : 복잡하네…. 뭐 옷이 입을 게 있어, 이불이 있어 뭐가 있어? 아무것도 없으니까….]

[김연심 / 오일장 상인 : 저녁에 (집에) 가면 울어요. 힘들어서. 이거 꺼내는 데 제 자리 잡기까지는 모르겠어요. 한 달은 걸리려나….]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죠.

정치인들도 피해 현장을 찾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짚어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 KTX 내부에서 회의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입니다.

하동과 구례, 천안의 수해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는데 9시간 동안, 이동 거리만 767㎞에 이르는 강행군을 소화했습니다.

식사와 현황 보고 모두 KTX 안에서 이뤄졌다고 하네요.

[문재인 / 대통령 : 누가 될까 빨리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대통령이 달려오면 그나마 위로나 격려가 되고 행정 지원도 빠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왔습니다.]

[화개장터 상인 : 화개장터 상인들이 전부 다 영세상인이기 때문에…. 이걸 자기들 스스로는 이걸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어찌하더라도 대통령님께서 우리 화개장터를…]

밀짚모자에 마스크, 고무장갑을 낀 사람은 다름 아닌 김정숙 여사입니다.

강원도 철원의 폭우 피해 현장을 찾은 건데요.

일정은 비공개, 의전도 최소화했습니다.

마을 주민들, 점심을 먹으려 배식장소로 모였다가 배식봉사 중인 김 여사를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청와대는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며 김 여사의 봉사활동 내용과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국회도 텅 비었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당 차원의 사진 촬영 없이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수해 복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통합당은 원내지도부와 의원, 당직자까지 100여 명이 호남 등 수해 현장을 찾았고 당 회의까지 취소했습니다.

이런 봉사활동, 진정성이 없으면 때로는 아니함만 못한 상황도 생깁니다.

과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장화를 신고 벗는 과정에서 의전 논란이 일었고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 방송 카메라 앞에서 장애 청소년의 목욕을 도운 걸 두고 장애인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죠.

때로는 복장 상태도 문제가 됩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옷과 장화가 너무 깨끗해서 논란이 됐습니다, 물론 다른 사진을 보면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있는데요.

억울하다고 항변하면서도 결국 사진을 지웠습니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의 진흙으로 더럽혀진 옷 사진과 비교되기도 했죠.

각종 재난 지역, 또는 평소라도 도움이 필요한 시설에 정치인이 가서 봉사활동 하는 걸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컷'이 빠지지 않을 수 없다면 그 필요충분조건은 뭘까요.

보여주기가 아닌 '진정성'이라는 지적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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