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 논산과 공주 주유소 2곳에서 가짜 경유로 피해를 본 차량이 100대를 넘으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취재 결과, 가짜 경유는 인적 드문 시골 폐 저유소에서 몰래 제조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 비밀 장소의 땅 주인, 3년 전에도 가짜 경유 사건으로 수사망에 올랐던 인물이었습니다.
안윤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금산군 복수면.
산길 도로 옆으로 허름한 시설과 공터가 있습니다.
녹슨 간판엔 '경남에너지'란 상호가 남았습니다.
오래전 버려진 저유소입니다.
하지만 한동안 인적 끊겼던 이곳에서 지난 9월 말부터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대형 탱크로리가 수도 없이 들락날락했던 겁니다.
추적 결과, 화물차가 싣고 나른 건 가짜 경유!
충남 공주와 논산 주유소에서 차량을 100대 넘게 파손시킨 가짜 경유가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진 겁니다.
이곳이 가짜 경유가 만들어지고 저장된 곳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현재는 사용 불가능해 보이는 유류 펌프 기계가 있고, 여기가 유류 저장탱크로 보이는데, 한국석유관리원이 증거 확보 차원에서 이렇게 봉인을 해놨습니다.
경찰과 석유관리원은 유류 탱크에서 채취한 기름과 문제의 가짜 경유가 같은 성분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이 저유소가 범죄에 연루된 건 이번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17년, 천억 원대 가짜 경유 유통 조직이 적발됐는데, 그때 기름 저장소 한 곳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주인은 대체 누굴까?
등기부 등본 확인 결과, 지난 2006년부터 줄곧 A 씨 한 사람 소유로 돼 있는데,
과거 사건 때 운반책들에게 월급을 주는 등 관리역을 맡았던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A 씨는 "주범들에게 명의를 빌려줬을 뿐, 범죄와 무관하다"고 주장해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A 씨 소유지에서 범죄가 이뤄진 만큼 과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입니다.
A 씨보다 더 주범격으로 지목됐지만, 역시 처벌을 피했던 B 씨도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공주 주유소의 실소유주가 B 씨 친형으로 드러난 겁니다.
[2017년 사건 당시 대화 녹취 : ○○(B 씨)이란 놈, 살기가 좀 어려워지니깐 다시 한 거야, 그걸(가짜 경유 제조). 그거 오래된 얘기야. 십몇 년 전에 하다가 안 하다가 다시 한 거야, 그게. 처음에 그걸 할 때 걔들(B 씨 형제)이 내 자금을 많이 썼어. 그놈들 내막을 잘 알지.]
과거 가짜 경유 유통 일당이 다시 뭉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는 상황.
경찰은 3년 전 사건 연루자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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