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秋 "영국·프랑스 등은 암호해제 불응 처벌"...사실은?

2020.11.14 오후 10:21
[앵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공론화한 '휴대전화 비밀번호 강제 공개법',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추 장관은 영국과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불응 시 처벌하는 법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인지 팩트체크 해봤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2일, 추미애 장관이 SNS에 올린 글입니다.

영국에선 피의자가 암호해독 명령에 불응하면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프랑스와 네덜란드, 호주에서도 암호해제 불응 시 처벌법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의 '수사권한규제법(RIPA)' 원문입니다.

"허가받은 사람은 비밀번호(key) 소유 추정자에게 보호된 정보의 공개 요건을 부과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다만, 비밀번호 공개 의무 수사는 '국가 안보'나 '범죄 예방 및 인지', '영국의 경제적 안녕' 등으로 구체화 돼 있습니다.

미공개 시 국가 안보나 아동 음란물 사건은 징역 5년, 다른 사건은 징역 2년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프랑스도 검사나 법원은 모든 사람에게 암호해독을 위한 비밀코드 해제 등 기술적 조치를 하게 할 수 있고, 호주 역시 법원 허가를 받으면, 피의자는 영장 집행관에게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전 세계 대다수 나라는 피의자에게 법적으로 암호해제 의무를 지우지 않습니다.

네덜란드는 재판관이나 검사가 비밀번호를 가진 사람에게 암호 해제를 지시할 수 있지만, 피의자는 예외입니다.

일본은 영장 집행자가 피의자에게 암호해제 같은 '필요한 협력'을 요구할 수 있지만 벌칙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하고,

미국은 연방대법원이 피의자가 암호를 제공하는 행위가 피의자의 '진술'로 평가된다면 암호를 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휴대전화 속 정보가 피의자의 '진술'인지, 압수돼야 할 '정보'인지, 조금씩 규정은 다르지만, 기본권 침해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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