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제주 해안 경계를 위해 246억 원을 들여 주요 해안가에 열 영상 감시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해상에 있는 선박을 정밀하게 식별해 내겠다는 건데, YTN 취재 결과 애초 업체 측의 제안서와 달리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제주 해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제주항 인근의 한 봉우리.
10m 높이 철탑에 열 영상 감시 장비, TOD가 달려 있습니다.
적외선을 활용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먼 해상에 있는 선박의 정체와 선원까지도 식별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한 대당 2억7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TOD입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해 246억 원을 들여 해안가에 모두 12개를 설치했습니다.
의경제도 폐지로 생긴 해안 경계 공백을 메꾸는 게 목적입니다.
제조사는 LG CNS입니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 : LG 쪽에서는 이제 이 제품에 문제가 없고, 성능이 나온다.]
실제 성능은 어떨까.
YTN이 확보한 경찰과 제조사의 최종 성능 평가 영상입니다.
4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사람이 걷고 있지만, 움직임만 간신히 보일 뿐입니다.
해상 관측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희뿌연 점선이 둥둥 떠다니는데, 간간이 움직이지 않으면 배인지도 모를 수준입니다.
다른 위치에서 찍은 영상도 불빛 크기 차이만 있을 뿐 화질은 수준 미달입니다.
[황민구 / 법 영상 분석연구소장 : 지금 배 윤곽선 형체가 안 보이잖아요. 누가 광원(배의 불빛)을 끄고 저기 배 타고 왔다고 하면, 그러면 못 잡는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LG CNS가 제주청에 제출한 제안서입니다.
주, 야간 관계없이 5km 떨어져 있는 사람을 인식할 수 있고, 15km밖에 있는 선박도 인지해 구별할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제안서와 실제 성능에 왜 차이가 나는 걸까?
제주청은 날씨를 탓했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 : 그날 이제 대기상의 해무라든가 이런 게 있으면 품질이 좀 떨어질 수 있고요. 영상은 날씨나 기후 영향을 많이 받고요.]
LG CNS 측은 최종 평가 당일의 날씨에 맞춰 별도의 영상 설정을 하지 않아 실제 감시 성능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TOD 운용을 맡은 경찰 해안경비단의 평가는 다릅니다.
[제주 해양경비단 관계자 : (현재 운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건가요?) 전혀 라기보다는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는 거라, 이 부분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감사원에서 실사하는 부분이라고 판단되고요.]
뭔가 석연치 않은 상황.
감사원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납품 과정 전반을 살펴보면서 경찰과 업체 사이에 유착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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