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떡'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얼마 전 새내기 공무원이 시보떡으로 백설기 하나씩을 부서에 돌렸더니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그래서 밤새 울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공무원들은 정식으로 임용되기 전에 일정 기간 실무 경험을 쌓는데요.
시보 기간이라고 해서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근무합니다.
시보떡은 바로 이 시보 기간이 끝나고, 감사의 의미로 부서에 떡을 돌리는 관행에서 비롯됐습니다.
[이영 / 국민의힘 의원(국회 행안위 전체회의) : 공무원 임용돼서 시보 기간이 끝나면 정식 임용될 때 시보떡이라는 걸 돌려야 한다고 합니다. 요새는, 떡도 돌리지만 피자나 마카롱도 돌리고 파이도 돌리고, 식사 대접도 해야… 이 시보떡 관행에 대해 신세대들은 부정적 의견 압도적입니다.]
[전해철 / 행정안전부 장관 : 잘못된 시보떡 관행 말씀해 주셨는데. 확인해보겠습니다.]
실제로 '시보'라고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시보떡을 맞춰준다는 업체들의 광고가 먼저 뜹니다.
떡부터 수제 쿠키까지 종류와 모양도 각양각색이고요, 선택하기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공무원1 : 안 돌리면 뒷말이 나오죠.]
[공무원2 : 누구는 뭐 돌렸더라, 옆 부서에도 돌렸던데? 이런 비교하니까, 스트레스죠ㅠ]
[공무원3 : 시보떡에 월급의 반이 쓰였어요.]
감사하다는, 잘 부탁한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건데, 왜 눈물까지 흘려야 했을까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봤습니다.
의무는 아니고, 안 하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돌려야 하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신입 입장에서 비교당하는 게 가장 힘들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월급의 반이 쓰였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논란이 나오자, 오늘 종로구청은 구청장이 같이 나눠 먹을 수 있는 다과를 부서에 보내서 새 출발을 축하하는 다른 문화를 만들어 시보떡 문화를 없애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세대에게 미풍이 세대가 변하면서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
지금의 기성 세대도 과거엔 신세대였습니다.
무언가를 나눠 먹으며 자연스레 선배들 얼굴도 익히고 조언도 듣는 건, 낯설기만 한 첫 사회생활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세대의 미풍이 세대가 변하면서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처럼 지금의 시보떡 문화가 응원보단 부담이 되고 있다면 과감히 개선하는 게 맞겠죠.
새내기 공무원이 앞으로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도록, 선배 공무원들의 배려가 묻어나는 새로운 문화가 생기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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