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올 봄 최악의 황사, ‘몽골發’ vs ‘중국發’? 누가 거짓말을 하나

2021.03.19 오후 01:39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3월 19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박정민 기상청 통보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예전에는 봄이 되면 새싹이 돋는 초록빛 풍경을 떠올렸는데, 이제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황사 걱정부터 하게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는데요, 이번주 한반도를 뒤덮은 황사를 두고 중국발이냐 몽골발이냐 논쟁 아닌 논쟁이 있었습니다. 한반도를 찾아오는 황사,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기상청 박정민 통보관 전화연결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박정민 통보관, 안녕하세요?

◆ 박정민 통보관(이하 박정민): 안녕하세요.

◇ 최형진: 이번 주 황사, 중국에서 온 것이냐, 몽골에서 온 것이냐 논쟁인데요. 정확히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까지 온 겁니까?

◆ 박정민: 황사라는 현상은 과거에서부터 있어왔던 자연 현상인데요. 황사 발원지는 나라 국경을 경계로 분류된 것이 아니고요.기상학적으로 그리고 지표 상태 별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 주된 영향을 주는 주된 발원지는 고비 사막과 내몽골 고원, 황토 고원 등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온 것이라는 논쟁 자체가 크게 의미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황사는 14일 몽골에서부터 발원했고, 이후 15일 내몽골, 중국 북동부에서 추가 발원한 것이 합쳐진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 최형진: 고비 사막이라는 게 어디에 있는 겁니까?

◆ 박정민: 고비 사막은 몽골과 중국 북부에 걸쳐서 동서로 길게 뻗어있는 우리나라 면적의 몇 배가 되는 매우 넓은 면적을 말합니다.

◇ 최형진: 천리안 위성2A호를 통해 이번 황사의 움직임을 얘기하는 보도들이 있었는데, 위성을 통해 그런 발원지에서 황사의 크기 변화까지 상세히 확인 할 수 있는 건가요?

◆ 박정민: 네, 지난 2018년에 쏘아올린 천리안 위성 2A호는 기존 천리안 위성에 비해 해상도가 4배 정도 향상된 위성으로, 이에서 관측된 자료를 토대로 황사를 분석해낼 수 있어서요.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우리가 흔히 황사를 얘기할 때 미세먼지도 함께 얘기하곤 하는데, 둘의 차이가 있다고요. 황사와 미세먼지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 박정민: 황사는 말 그대로 흙과 모래로 이뤄진 것을 말하는데요. 미세먼지는 황사를 포함해 공장이나 자동차 매연,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입자 상의 물질을 포함합니다.

◇ 최형진: 말씀하신대로만 따지면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더 안좋은 겁니까?

◆ 박정민: 네, 그럴 수 있습니다.

◇ 최형진: 황사가 최근 들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건, 아무래도 중국의 사막화 때문에 그렇습니까?

◆ 박정민: 황사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자연 상태에 있는 부분입니다. 발원지의 상태에 따라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 관련해서 어느 정도 관련도가 있겠지만, 인간의 직접적인 활동 때문이라 보기엔 어렵고 자연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 최형진: 황사는 태풍처럼 자연에서 발생되는 거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그럼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겁니까?

◆ 박정민: 황사의 예측을 위해서는 발원과 이동상황으로 나눠 말씀 드릴 수가 있는데요. 먼저 황사 발원지에 발원하는 부분은 지상의 강한 바람과 상승 기류의 강도를 토대로 발원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황사가 1~3km 가량 상공으로 발원한 이후에는 대기 하층의 기류를 타고 움직이기 때문에 기류 변화로 이동경로 예측이 가능하고요. 우리나라 부근에서 상공에 보유하고 있는 황사가 지상까지 내려올 것인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는 대기 하층의 하강류를 예측하게 되는데요. 이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해서 기상청에서는 하루나 이틀 정도 전에 이를 예보할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이번 황사만해도 한반도 전체에 영향을 끼쳤는데, 몽골이나 중국 모두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그렇게 먼 곳에서 시작된 흙, 모래 바람이 우리나라에까지 어떻게 오는 겁니까?

◆ 박정민: 중국과 몽골에서 모래폭풍이 도시를 집어삼키는 영상 등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그렇게 무시무시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그대로 밀려오는 건 아니고요. 약 1~3km 상공에서 부유한 황사는 대기 하층의 강한 바람을 타고 매우 먼 거리를 날아와야 하는데, 날아오는 과정에서 지상에 침착되거나 다른 곳으로 확산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유입될 때가 되면, 농도가 약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는 영상으로 접하셨던 몽골이나 중국 북부의 모래 폭풍보다는 매우 약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 최형진: 이번처럼 우리나라로 오는 동안 영향력의 변화가 있는 거고요?

◆ 박정민: 네, 상층의 바람을 타고 오면서 주변 공기와 섞이게 되고요. 그러면서 많이 희석되고, 실제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주 먼 곳에서 올 경우 발원지보다 농도는 약 10분의 1 정도로 약화된다고 보면 되고요. 이번 황사처럼 우리나라로부터 먼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에 대한 이야기였고, 다만 가까운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의 경우 영향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최형진: 이번 상황만봐도 중국발이다, 몽골발이다 얘기가 많지만, 우리가 대부분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 오는 황사는 대부분 중국도 거치지 않습니까?

◆ 박정민: 네, 맞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황사의 발원지는 국경을 경계로 분류된 것이 아니라 기상학적으로 분류된 것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발생한 황사라는 부분보다는 고비 사막과 내몽골, 황토 고원, 중국 북동 지방이 황사의 주된 발원지입니다. 황사가 발원할 경우, 편서풍을 타고 동 또는 남동쪽으로 황사가 수송되는데요. 이 경로를 따라 몽골, 중국, 우리나라, 일본까지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수송 과정에서 농도가 차차 약화되기 때문에 몽골이나 중국 북부의 모래폭풍이나 매우 짙은 황사의 영향을 받게 되지만, 이로부터 남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약한 황사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 최형진: 통보관님, 이 지점에서 저희가 정리를 하고 가야할 것 같은데요. 이번처럼 중국발이다, 몽골발이다 등의 논쟁이 있으면 뭐라고 답하는 게 좋겠습니까?

◆ 박정민: 실제로 나라를 경계로 나눠진 게 아니라서요. 사막은 국경을 경계로 나눠지지 않고 지가 상태와 여러 가지 기상학적 요인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발원지 자체를 언급해서 말씀해주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이 오면 황사 소식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 박정민: 우리나라는 주로 봄에 황사가 많이 관측되는데요. 그 이유는 지표면의 상태와 기압의 변화 때문입니다. 겨울에는 황사 발원지 대부분 지역에 눈이 쌓여있거나 땅이 얼어있어서 황사 발원 자체가 어렵고요. 여름에는 지표수분이라고 하죠. 토양수분이 충분하게 젖어있는 상태고요.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기 때문에 대기 하층의 바람이 남서풍 또는 남풍 기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봄에 비해 겨울과 여름에는 황사의 영향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봄에 받는 부분에 대해 간략히 말씀 드리면, 봄에는 황사 발원지 적설이 사라지고요.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황사가 발원하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두 번째로 발원지 부근으로 기압 고리나 저기압이 통과하는 경우, 뒤를 따라 대륙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강한 바람이 불게 되는 경우가 많은 데요. 이때 황사가 발원할 수 있게 되고 우리나라 부근으로 황사가 수송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주로 봄에 황사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최형진: 또 미세먼지 때문에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힘든데요. 미세먼지를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중국에서 공장이 다시 가동되면 미세먼지가 굉장히 심해지겠네요?

◆ 박정민: 기상청에서는 주로 자연현상에 대한 관측과 예보, 예측을 하게 되는데요. 인원적으로 발생하는 부분은 실제로 인간의 활동과 관련 있기 때문에 자연 현상을 관측하고 있는 기상청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해가 갈수록 황사의 변화가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중국이나 몽골 등에서도 골칫거리일 것 같은데,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박정민: 기후 변화로 인해서 동아시아 지역에 폭염과 가뭄이 증가하고 황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토양수분이 감소하고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몽골과 중국도 황사로 인한 피해를 저감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 등 녹화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도 공동대응의 일환으로 황사 발원 지역의 녹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정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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