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1년 만에 65억 시세차익...중견기업-부동산업체 '수상한 거래'

2021.03.31 오전 04:27
부동산 개발업체 A사, 22억 8천만 원에 매입
대출만 14억 원…무리한 투자 후 곧장 호재
1년 만에 시세 차익 4배…65억 4천만 원 벌어
A사 "운이 좋았을 뿐"…B사도 ’뒷거래’ 부인
모종의 거래·정보 입수 여부 등 의구심 커져
[앵커]
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근처 땅을 사고 팔며 1년 만에 65억 원을 벌어들인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반도체 중견기업으로부터 개발 정보를 미리 입수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김지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예정지와 1km 정도 떨어진 용인 원삼면 죽능리 임야.

지난 2018년 3월, 부동산 개발업체 A 사는 이곳 땅 가운데 4만 8천여㎡를 22억 8천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14억 원이나 받았습니다.

무리한 투자 속에 곧장 호재가 찾아옵니다.

넉 달 뒤, 바로 옆 땅에 한 반도체 중견기업 B 사가 제조공장 건설에 착수하며 땅값이 오른 겁니다.

특히 이 기업은 공사 도중에 공장을 더 넓히겠다며 지자체에 계획서를 냈는데, 어찌 된 일인지 확장예정지로 A 사의 땅을 넣었습니다.

실제로 확장승인이 나기도 전에 땅을 사들였는데, 매입가가 88억 2천만 원에 이릅니다.

무리한 투자에 나섰던 A 사는 1년 만에 무려 4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으로 65억 4천만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땅을 팔기 한 달 전 SK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확정 발표도 난 터라 '신규 택지개발 인근 지역'이라는 또 다른 호재까지 생겨난 상황이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 그게 가능해요? 안 되지. 뭔가 있으니까 왔겠지. 정보를 들어서 왔겠지.]

이에 대해 A 사 측은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고, 반도체 기업 B 사 역시 본사를 옮기려던 와중에 옆 땅이 괜찮아 보여 샀을 뿐, 뒷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사 관계자 : 거기서 공사 사업을 계속했어요. 그 공사를 하다 보니까 고속도로가 난다고 발표 나고 한참 있다 보니까 SK 들어온다 떠들고….]

[반도체 중견기업 B 사 관계자 : 회사가 장비 발주가 폭주하다 보니까 본사가 지금 확장 필요성이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

하지만 A 사 또 다른 관계자의 말은 다릅니다.

애초 공장 확장 정보를 알고서 B 사와 함께 추진한 매입이었다는 겁니다.

[A 사 관계자 : (개발해서 넘겨주기로 같이 얘기된 상황이었던 거죠?) 그럼요. 계약이 돼 있죠.]

지자체와 전문가들 역시 내부 정보 거래에 따른 매입과 개발로 추정했습니다.

[용인시청 관계자 : 같이 구상했던 것 같아요. 사실은 (B 사가) 한 동만을 위해서 여기에 들어온 것 같지는 않아요.]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 : (개발업체는) 실제 호재가 발생해도 이렇게 단기간에 시세 차익을 남기는 투자 활동이나 개발행위를 하지 않죠.]

개발을 앞두고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건 아닌지, SK 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인 B 사가 클러스터 정보를 정말 몰랐던 건지,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이 업체들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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