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큐] 갑자기 세상에 알려진 어마어마한 '이건희 컬렉션', 왜?

2021.04.14 오후 05:14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평생 수집했다고 알려진 예술품들입니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명작으로 꼽히는 백자도 있고요.

조선 최고의 화가 정선의 그림들, 한국 현대 미술을 전 세계에 인정받게 한 천재 화가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도 보입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소문난 '미술 애호가'였습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적극적으로 후원했고요.

이우환 화백도 이건희 회장을 두고 "광기를 품은 예술가"라고 추억했습니다.

한때 "좋은 물건은 모두 삼성으로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2004년 리움미술관도 건립했습니다.

[이건희 故 삼성 회장 / 지난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 :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할 수 있으며 문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은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술품을 수집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이런 '이건희 컬렉션'이 외부로 알려진 것 자체가 이례적이긴 합니다.

지금까지 삼성가 미술품이 세상에 드러난 건 2007년 삼성그룹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때뿐이었습니다.


[김용철 /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2007년) :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이재용의 장모인 박현주 씨가 2002~2003년 사이에 어마어마한 고가의 해외 미술품 등을 구입했습니다. 이를 구입하면서도 합법적인 절차를 안 받았다.]

삼성 비자금 50억 원을 관리했다는 당시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가 있었고 삼성 특검이 꾸려졌죠.

특검은 비자금으로 사들였다는 미술품을 찾기 위해 삼성에버랜드창고를 압수수색했고요.

관련 미술품이 발견되면서 삼성가의 미술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걸까요?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이 타계하면서 삼성 일가에서 내야 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상속세 때문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에게 남긴 재산은 주식 19조 원, 또 감정 평가엔 기준 2조 원에서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술품, 부동산, 현금까지

모두 합해 22조에서 23조입니다.

상속세만 해도 12조에서 13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중 미술품을 기부하면 상속 재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납부 기한이 이달 30일까지니까 그 안에 기부 결정을 한다면 상속 재산이 안되고, 자연스레 내야 할 상속세를 줄일 수 있는 거죠.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사랑은 아버지인 이병철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겁니다.

며느리인 홍라희 여사가 시집왔을 때부터 이병철 선대회장이 매일 돈을 주고 그림을 사오라고 훈련을 시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병철 선대회장 타계 당시엔 상속세는 어떻게 했을까요?

사실 이병철 선대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은 상속 재산에 포함되지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상속세를 줄이려고 차명 주식을 보유해 재산을 숨겼기 때문입니다.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이 타계 당시 '공식' 상속 재산은 237억 2,3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1986년 기준 매출액 14조 원이 넘는 그룹 총수의 재산치고는 상당히 적은 재산이죠.

이건희 회장이 낸 상속세는 150억여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대부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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