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동생이 잔소리에 다투다 홧김에 범행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살해 사실을 숨기려 부모님에게는 누나인 척 하고 SNS 메시지를 주고받은 걸 보여주고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친누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남동생 20대 A 씨.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었습니다.
[A 씨 / 피의자 : (혐의 인정하십니까? 왜 살해하셨어요?)…]
경찰 조사에서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범행이 이뤄진 건 4개월여 전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회사를 마치고 새벽에 귀가했는데 누나가 집에 늦게 들어온다고 잔소리해 다투다 홧김에 흉기로 살해했다"는 게 A 씨 진술입니다.
또, "살해 후 시신을 아파트 옥상에 열흘 동안 놔뒀다가, 12월 말쯤 가방에 담아 렌터카를 이용해 농수로에 유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지난해 12월부터 누나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점에 비춰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A 씨가 누나가 생존해 있는 것처럼 꾸며 가족들을 속인 사실도 파악됐습니다.
A 씨 부모는 지난 2월 14일 딸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습니다.
이를 알게 된 A 씨는 누나의 메신저에 "걱정된다, 들어와라"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다시 누나 계정으로 접속해 "자꾸 찾으면 아예 집에 안 들어갈 거다"라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마치 가출한 누나와 대화를 주고받은 것처럼 꾸며서는 이 대화 내용을 부모에게 보여줬습니다.
부모는 A 씨 말만 믿고 자꾸 연락하면 딸이 아예 연락을 끊어버릴까 가출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신은 농수로에 4개월 동안 방치됐던 건데, 겨우내 물이 얼거나 수온이 낮은 상태여서 부검이 가능할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흉기에 의한 대동맥 손상이 확인됐고, 정확한 사인은 정밀 검사 예정이라는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살인 등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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