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보는Y] 흡연하는 만취승객 내려줬다가...뺑소니범 몰린 택시기사

2021.05.24 오전 09:01
[앵커]
60대 택시 기사가 잔뜩 술에 취한 승객 때문에 뺑소니범으로 몰렸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하차를 거부한 채 욕을 하며 담배를 피우던 승객이 택시에 치였다며 뺑소니 신고를 한 겁니다.

[제보는 Y],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밤, 충남 공주의 한 도로.

승객을 태운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택시 블랙박스 영상 : 그만 자고 일어나요. 집에 다 왔어요. (승객 : ….)]

술에 잔뜩 취해 일어나지 못하는 승객.

택시기사 67살 염경선 씨가 흔들어 깨우자 겨우 일어나더니 난데없이 욕설을 퍼붓습니다.

[택시 블랙박스 영상 : 택시비 내고 내려야지 잠만 자면 어떡해? 택시라니까 이거. 택시비 내시라고. (승객 : 알았다고 XX.)]

겨우 요금을 내는가 싶더니 택시에서 내리지 않겠다며 시비를 겁니다.

[택시 블랙박스 영상 : 내리세요 다 됐어요. (승객 : 안 내릴 거라고. 끊으라고 XX.)]

급기야 담배까지 피우기 시작합니다.

택시기사가 차에서 내린 뒤 조수석으로 가 담배를 빼앗자 보란 듯이 담배 한 개비를 또 꺼냅니다.

[택시 블랙박스 영상 : 내려서 피우라니까 왜 그래. 내가 피우지 말라는 거는 아니잖아. 왜 남의 택시에서 담배를 피워? 내가 당신 안방에 들어가서 담배 피우면 좋겠어?]

한참 동안 실랑이가 이어지고, 겨우 승객을 떼어낸 택시기사가 차를 출발시키는 순간, 조수석 쪽으로 손이 불쑥 들어왔다가 사라집니다.

출발하는 택시를 뒤쫓아가 열린 창문 사이로 손을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차에 매달렸던 승객은 넘어지면서 전치 2주의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출발하는 택시에 손을 넣었던 승객은 자신이 사고를 당했다며, 다음날 곧바로 택시기사 염 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결국, 염 씨는 교통사고 가해자로 입건됐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사고 처리를 안 한 사실이 인정되면 뺑소니범으로 몰릴 처지에 놓였습니다.

[염경선 / 택시 기사 : 잘 가는 택시를 왜 쫓아와서 달려왔든 잡았든 자기가 스스로 쫓아와서 다친 걸 피해는 제가 고스란히 받잖아요.]

염 씨를 신고한 30대 승객은 YTN 취재진에게 당시 만취 상태라 사고 상황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지만, 다친 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찰 수사와 관련해 이른바 '억울한 뺑소니'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변 CCTV 등을 추가 확보해 정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경일 /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실랑이가 있고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난 뒤에 뺑소니로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경우는 전후 사정까지 고려해서 수사기관에서 신중한 수사를 할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20년 무사고 운전 경력이었던 염 씨는 그토록 바라던 개인택시 면허를 못 받게 생겼습니다.

뺑소니 혐의까지 인정되면 4년간 운전면허도 취소됩니다.

운수 나쁜 날이라고 하기엔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고 염 씨는 한탄했습니다.

[염경선 / 택시 기사 : 오로지 한 길만 평생을 한길만 걸어온 건데 사고 같지도 않은 이런 이상한 일이 일어나서 평생 쌓은 탑이 다 무너지니깐 너무 억울하고….]

YTN 김대겸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