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도관 교체 공사를 앞둔 주택가 곳곳에 공사 안내문이 붙었는데, 안내문 뒷면에 주민등록증뿐 아니라 온갖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알고 보니 수도관 공사를 맡은 시공사가 중요한 서류들을 이면지로 쓴 거였습니다.
[제보는 Y], 정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낡은 하수관 교체 공사가 이뤄질 예정인 서울 성내동 주택가.
주택 입구나 벽 곳곳에 강동구청의 공사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안내문을 들춰보니 뒷면에 한 남성의 주민등록증과 통장 사본이 인쇄돼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가 그대로 보입니다.
[주변 일대 주민 : 그걸 떼어다가 갖다 버렸거든요. 그게 어떻게 보면 신용이나 정보 유출이잖아요.]
다른 안내문 뒤에는 현장사고경위서라고 적혀 있는데, 한 공사 현장의 사고 내용뿐 아니라 피해자 주소, 연락처까지 담겨 있습니다.
확인해보니 지난해 11월 구청이 발주한 공사를 맡은 시공사의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험 처리한 과정이 담긴 서류들이었습니다.
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는 황당하기만 합니다.
[김 모 씨 / 개인정보 노출 당사자 : 왜 나랑 관련 없는 곳에서 내 이름이 나왔을까…. 내가 그런 것을 어디든 내보인 적이 없는데.]
이렇게 공사 구간 주변에 붙은 안내문을 모두 들춰봤는데요.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가 한 곳에 담겨 있는 이면지도 발견됩니다.
하수관 교체를 맡은 시공사의 세금 계산서도 있는데, 거래 업체 20곳의 목록과 대표 이름, 연락처 모두 담겨 있습니다.
[시공사 거래 식당 관계자 : 그러면 뭔가 잘못된 건가요? 그런 게 없을 텐데 공사 소장님한테 연락해봐야겠네.]
강동구청은 YTN 취재가 시작될 때까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공사 안내문은 하수관 교체를 맡은 시공사에 문서 파일을 보내 인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강동구청 관계자 : 공사하기 전에 구청에서 하라고 했거든요. 이렇게 해서 잘 확인해서 그쪽(시공사)에서 인쇄해라….]
시공사에 물으니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파기하지 않은 채 이면지로 사용했다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하수도 공사 업체 소장 : 보험사에서 넘어온 걸 출력해서 입금하고 폐기하는 와중에 없앤다는 게 이면지로 몇 장 들어간 것 같습니다.]
강동구청은 문제가 된 안내문을 모두 회수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자신의 정보가 악용될 수도 있었던 만큼 구청과 시공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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