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텔스 간첩단', 구속영장청구서 직접 공개..."증거인멸 신호"

2021.08.10 오후 10:23
[앵커]
이른바 '스텔스 간첩단'이라고 불리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측이 북한과 지령을 수십 차례 주고받았다는 혐의 내용이 담긴 구속영장 청구서를 스스로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장 내용이 억지라고 주장했는데, 수사기관은 북한에 증거를 없애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바 '스텔스 간첩단'이라 불리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측이 공개한 구속영장 청구서입니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수사 내용을 보면 조직원 박 모 씨 등 4명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4년간 84차례에 걸쳐 북한과 지령문이나 보고서를 교환했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15일엔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청주공항 F-35A 도입, 즉 미 스텔스기 도입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하라는 내용이 담긴 지령을 받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테가노그라피라는 암호화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령과 보고문을 내용 파악이 어려운 이름으로 저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직원 박 모 씨와 윤 모 씨는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을 만났고, 또 다른 조직원은 중국 선양에서 북한이 보낸 공작금 2만 달러를 수령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지난 5월 말, 경찰과 국가정보원이 이들 조직원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한 뒤에는 조직원 손 모 씨가 대표로 있는 지역 매체를 통해 북한 공작원의 실명을 기재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북한에 혐의 내용과 신원 노출 사실을 알려 증거를 없애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구속 영장 청구서를 직접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충북동지회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박 씨 등이 중국에서 만난 사람이 북한 공작원이라는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USB 메모리 속 지령문과 보고문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고, 국정원 역시 수신 경로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권의 국가보안법 위반 조작사건이라며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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