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진 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문제에 대해 오류가 명백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오류가 문제풀이에 지장을 줄 정도라며 기존 정답은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경수 기자!
[기자]
네, 서울행정법원입니다.
[앵커]
먼저, 법원의 판결 내용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수능 생명과학Ⅱ 수험생들이 20번 문제의 정답을 취소하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문제의 조건대로 풀면 특정 동물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건 명백한 오류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 오류가 수험생들이 답을 구하는 데 심각한 장애를 주거나 정답을 선택할 수 없게 만든다며 문제의 기존 정답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문제에 포함된 정보를 바탕으로 추리·분석·탐구 능력을 측정하는 게 수능시험 과학탐구 영역인 만큼,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면 정답을 고를 수 있게끔 문제가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류가 있지만, 문제 풀이에는 지장이 없어 평가 문항으로 정당하다는 평가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오늘 재판에 참석한 수험생들은 선고 이후 '재판부가 상식을 존중해 준 거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실수 없이 문제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올해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생 92명은 문제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정답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선고 전까지 정답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는데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지난 10일 수능 성적발표일에는 생명과학Ⅱ만 점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여파로 수시 합격자 발표 마감일 등 대입 일정이 하루 이틀 미뤄지기도 했는데, 앞서 교육부는 법원 판결로 인해 추가로 일정이 변동되진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법원 판결에 대한 교육과정평가원의 반응도 짚어보겠습니다.
평가원장이 사의를 밝혔어요?
[기자]
앞서 오후 3시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이번 출제 오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법원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수험생과 학부모,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강 원장은 또 이번 논란에 책임을 절감한다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평가원은 오늘 법원 판결에 대해 따로 항소하지 않고, 오류가 있었던 20번 문제는 '정답 없음'으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응시자 전원을 정답으로 처리하겠다는 뜻입니다.
평가원은 앞서 성적표에 빈칸으로 통보됐던 생명과학Ⅱ의 성적을 오늘 오후 6시부터 온라인으로 통지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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