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코로나로 주민들 신음하는데...의정부시, '외유성 해외연수' 추진 논란

2022.03.31 오전 04:55
의정부시, 코로나 환자 폭증 속 ’미국 연수’ 추진
’안병용 시장 등, 4천만 원 소요’…’외유성’ 의혹
"담당자가 단독 추진…시기상 적절치 않아 철회"
[앵커]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경기 의정부시가 미국 해외 연수를 추진한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연수 관련 문서에는 뚜렷한 목적이나 계획도 적혀 있지 않아 주민 몰래 외유성 연수를 계획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김대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의정부시는 오미크론이 한창 확산하던 지난 15일, 해외 연수 대행사를 모집한다는 공문을 여행사들에 보냈습니다.

연수지는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

안병용 의정부시장을 포함한 공무원 10명이 1인당 4백만 원씩 예산 4천만 원을 들여 일주일 동안 미국 현지를 방문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행선지는 아마존 본사 한 곳만 정해져 있을 뿐 세부 동선이나 구체적 계획은 모두 여행사들이 직접 제안하도록 했습니다.

공문을 보낼 당시 의정부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천 명 후반에서 4천 명대로 정점을 찍던 시기였습니다.

의정부시는 고산동 물류센터 건립과 관련해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견학을 추진한 건 맞지만, 시기상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곧바로 계획을 철회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병용 시장 역시 실무진 선에서 윗선 보고도 없이 이뤄진 일이라 뒤늦게 해당 사실을 보고받고 계획 철회를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병용 / 의정부 시장 : 한 일주일 내외로 그런 보고가 있어서 내가 방침을 그러니깐 아무것도 결재하거나 구두로 가지 말라고 지시를 해서 어떤 것도 진행이 안 돼 있어요.]

하지만 의정부시는 YTN 취재가 시작된 지난 24일에야 여행사들에 취소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강석 / 행정사 : 공무원 사회에서 4천만 원짜리 해외 연수, 그것도 기관장이 참여하는 큰 계획은 7급이나 6급 주무관, 팀장이 단독으로 계획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굉장히 중요한 정책이라고 봅니다.]

앞서 안병용 시장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1월에도 호주 멜버른으로 축구 경기장 견학과 테니스 경기 관람 일정이 담긴 외유성 연수를 다녀와 거센 비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전흥완 / 의정부시 소상공인 : 주체가 모범자라면 특히 더 해야죠. 솔선수범하고 자기들이 앞장서서 해야 하지. 그만큼 현장과 위에 생각하는 마인드가 달라서 그래요.]

[임병규 / 의정부시 의정부동 : 일반 시민들도 해외 나가고 싶은 사람도 많고 이렇게 규제가 심한데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많이 (방역 수칙을) 따라주고 있지 않습니까? 시청 직원들이 (해외를) 나간다는 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해요.]

의정부시는 계획하고 있던 연수 일정을 뒤늦게 모두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코로나로 인한 고통의 짐을 떠안긴 채 뒤로는 해외 연수를 추진하는 등 '이중적 행정'을 보였다는 점에서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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