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은 지난 2월 친환경 경제활동을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했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람, 공간, 시선을 전하는 사공시에서 전해드립니다.
[영상리포트 내레이션]
[매이리드 맥기네스 / EU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 : 기준을 적용해 (EU 그린 택소노미에) 가스와 원자력을 포함하는 이유는 이 자원들이 에너지 전환기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정동욱 /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원전은 가장 효과적인 무탄소 에너지원입니다.]
[이규봉 /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싶은 울진 사람들 대표 :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원전을 더 이상 짓지 마라.]
유럽연합은 지난 2월 원자력 발전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했습니다.
그린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분류하고 지원하는 일명 녹색분류체계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친환경이랑은 거리가 멀어 보였던 원전이 어떻게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될 수 있었을까요?
[정동욱 /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가지고만 가야겠다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번에 EU에서 (그린) 택소노미에 원자력을 넣은 것인데요. 탄소중립 하기 위해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두 개밖에 없습니다. 근데 재생에너지는 좋긴 하지만 간헐성이라는 아주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원자력 발전은 항상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전이 그린 택소노미로 분류되려면 단서 조항들을 충족해야 합니다.
[석광훈 /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 녹색 분류체계의 혜택을 보려면 2050년까지 사용 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을 건설할 세부적 단계별 계획을 제출하고 그걸 승인을 받아야 됩니다. 이게 쉽지 않은 게 핀란드나 스웨덴같이 두 나라도 지금 거의 반세기 가까운 시간을 써서 가까스로 지금 부지를 선정했고요. 우리나라에 사용 후 핵연료 처분장을 구한다는 게 유럽이나 미국이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이규봉 /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싶은 울진 사람들 : 고준위 폐기물은 타고 남은 핵연료예요. 10만 년을 관리해야 합니다. 사람이 10만 년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우리가 지금 장담할 수 있나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원전을 더 이상 짓지 마라. 고층 아파트에 화장실이 없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정동욱 /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사용 후 핵연료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그룹에서 내세우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 중 하나입니다. 사용 후 핵연료를 갖다가 땅속 깊이 묻는 것보다 더 안전한 방법은 없습니다.]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 중인 나라는 핀란드뿐이고, 스웨덴 정부는 최근 건설을 승인했습니다.
핀란드는 폐연료봉을 지하 약 430m에 묻어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발전소 작업자들이 사용했던 작업복, 보호장구, 기기 교체 부품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중·저준위 방폐장만 경주에서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녹록지 않았습니다.
1983년부터 방폐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고준위 방폐장은 아직 부지 선정도 못했고, 폐연료봉은 원전 부지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정동욱 /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에너지는 굉장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워야 됩니다. 에너지 정책을 갖고서 이게 좋다, 저게 좋다고 싸우게 되면 바로 그것이 이념화가 되고 그것이 정치권에 들어가면 정치적 이슈의 소재로 쓰이게 됩니다.]
[석광훈 /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 친원전 탈원전 논쟁은 사실 그냥 실질적인 현실과는 굉장히 많이 동떨어진 정치적 담론일 뿐이고..]
이념적 논쟁으로 물든 원전.
우리는 해결해야 할 문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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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 김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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