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마약에 취한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이 서울 도심의 한 공원에서 무고한 시민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남성은 사건 직후에도 인근에서 또 다른 행인을 폭행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임성재 기자!
우선,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바탕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사건이 발생한 건 어제 오전 6시쯤입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서울 구로동에 있는 공원 앞에서 중국 국적 42살 최 모 씨가 피해자를 처음 마주치는 장면인데요.
최 씨는 공원을 지나고 있던 70대 어르신을 발길질로 쓰러뜨린 뒤 마구 때리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현장 주변에 있던 도로 경계석을 들어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1분 넘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결국,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곧바로 범행 현장을 벗어난 최 씨는 5분쯤 뒤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손수레를 끌고 가던 또 다른 남성을 폭행했습니다.
두 번째 피해자가 가까스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는데, 현행범으로 최 씨를 체포하고 나니 직전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앵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사건입니다. '묻지마 살인·폭행'으로 처음 알려졌었는데, 곧이어 최 씨가 마약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기자]
네, 당초 최 씨의 범행이 알려진 건 어제 오전 10시쯤이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최 씨가 일면식이 없던 피해자들에게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도 최 씨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조사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최 씨가 '묻지마 폭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발생 12시간이 지난 뒤 새로운 사실이 하나 드러납니다.
최 씨에게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를 해보니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겁니다.
간이 검사이기 때문에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의뢰하긴 했지만, 경찰은 최 씨가 필로폰에 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필로폰에 취해 범행을 저지른 건데, 피의자 최 모 씨의 과거 행적도 궁금합니다.
[기자]
일단, 경찰 조사는 최 씨의 사건 당일 행적을 추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묻지마 살인˙폭행' 가능성도 있지만, 피해자들과의 관계를 조사하는 데 좀 더 집중하는 건데요.
가령, 폭행 전 우발적인 접촉은 없었는지 등을 살피기 위해 일대 CCTV 영상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씨의 범행 정도로 봤을 때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큰데요.
앞서 말씀드린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야간 시간대에 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국적의 최 씨가 한국에 언제 들어왔는지, 마약이나 폭행 전과가 있었는지 등은 영장 신청 직전 관계 기관 등을 통해 파악할 예정입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결국 숨진 첫 번째 피해자가 쓰러져 있었는데도, 시민 수십 명이 그냥 지나쳤다는 지적도 나오네요?
[기자]
네, 지금 보시는 영상은 폭행 뒤 홀로 남겨진 첫 피해자의 모습입니다.
육안상 약간의 움직임도 포착되는데요.
경찰과 소방이 도착하기 전 10여 분 동안 60명에 가까운 시민이 지나치지만 별다른 구호 활동을 벌이지 않습니다.
쓰러진 피해자를 걱정하면서 응시하지만 이내 자리를 뜨거나, 그냥 지나치는 행인이 많았습니다.
실제 경찰과 소방에 접수된 신고 건수를 확인해 보니 총 2건에 불과했습니다.
최초 '사망 사건'의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한 시민이 소방 당국에 1건의 신고를 했고,
나머지 신고는 폭행을 당한 두 번째 피해자가 스스로 신고한 경우였습니다.
전문가는 범행 장소가 범죄가 비교적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었고, 시간이 이른 아침이었다는 점 등이 무관심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른 아침 마약 사범의 무차별 살인˙폭행에 시민들의 불안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겠어요?
[기자]
현장 주변을 취재하면서 여러 주민을 만나봤습니다.
살인에까지 이른 폭행 사건에 두려움을 떨고 있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주민들은 불과 이번 사건 이틀 전에도 '약국 흉기 난동' 등 비슷한 범죄가 다수 일어났다고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또, 범행 지역이 이번 사건처럼 강력 범죄의 모습으로 자주 노출되다 보니 상권 등에 피해가 가지 않을지 걱정된다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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