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세상은 모두 판타지일까?

2022.07.18 오후 03:27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7월 18일 (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박혜은 더스크린 편집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2부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법, 슬기로운 OTT생활 준비했습니다. 최근 ENA 채널의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열풍을 넘어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방송 2주 만에 시청률 10배 상승,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제안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의 어떤 매력 때문일까요. 관련 소식 짚어보죠. 더스크린 박혜은 편집장 연결돼 있습니다.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 박혜은 더스크린 편집장(이하 박혜은): 안녕하세요.

◇ 이현웅: 오늘 ‘우영우’ 소식 들어볼 텐데, 청취자분들 중에서도 즐겨보시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말 이상하고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면서 시청률이 10배나 상승했다고 하는데, 편집장님도 보셨나요?

◆ 박혜은: 네, 저도 워낙 입소문이 뜨거워서, 사실 첫 예고편 나올 때부터 관심이 많이 가던 작품이라 챙겨봤습니다.

◇ 이현웅: 실제로도 재미있으신가요?

◆ 박혜은: 네, 잘하면 올해의 드라마가 상반기에 나오겠구나라는 생각까지도 잠깐 했었어요.

◇ 이현웅: 보통은 대상 나오는 드라마는 연말에 하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이 충분히 수상 가능성까지 있다 그렇게 보시는 거죠.

◆ 박혜은: 수상가능성이 높은 작품이고요. 신드롬뿐만이 아닌 재미와 의미, 메시지까지 전하는 드라마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서 주목할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 작품이 왜이렇게까지 신드롬이라는 이유를 듣냐면, 이 작품에 공개된 채널이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한 채널이었거든요. ENA라는. 어떻게 보면 개국방송이나 마찬가지인 드라마가 6회 만에 공중파로 따지면 50%에 가까운 시청률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프로그램 아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이현웅: 왜 이 드라마가 그렇게 인기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아직 안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거든요. 간략하게 작품 소개 먼저 해주시죠.

◆ 박혜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제목인데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천재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변호사, 우영우라는 인물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것을 또박또박 알려 준 드라마이기도 하고요. 똑바로 읽어도 우영우,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라는 것은 자폐 성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강박적으로 쓰는 여러 가지 특징 중 하나를 드러내는 표현으로 사용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정말 세심하고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매회 보여주는 우영우라는 인물, 세상과 어떻게 보면 처음 소통하고 있는 인물의 성장담이 많은 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아서 크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요.

◇ 이현웅: 이전에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이 주인공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들이 있었잖아요. 그런 작품들과 조금 다른 면이 있을까요? 더 인기를 얻는 이유가 있을까요.

◆ 박혜은: 사실 최근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다루고 장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심한 표현을 한 잘 만든 작품들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영화 ‘증인’이라는 작품이 있었구요. 그것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소녀가 법정에 증인으로 서야 하는 이야기였구요. 이전에 드라마 ‘굿 닥터’ 기억하신 분들 많으실 거예요. 이 작품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살아가는 이야기였는데요. 이 작품 진짜 독특하거든요. 한국에서도 꽤 사랑을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시즌 6까지 만들어지면서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구요, 지금도. 리메이크작이 한국으로 역수출되는 현상도 보여주고 있구요. 박정민 배우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피아노를 잘 치는 청년으로 출연한 적이 있었죠.

◇ 이현웅: 그렇군요. 요즈음 확실히 조명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은데, 앞서서 ‘굿 닥터’의 미국판 리메이크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우영우’도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고요?

◆ 박혜은: 네, ‘굿 닥터’가 워낙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굉장히 비슷한 주제,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면에서 충분히 리메이크 제안이 들어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렇게 해외에서 리메이크된다거나 새로 제작되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건 아무래도 글로벌 OTT를 통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강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이현웅: 이 작품 한국에서도 끝나지 않았지만 연장되는 스토리가 만약 리메이크작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미덕은 담백함"이라고 하던데요. 공감하십니까?

◆ 박혜은: 굉장히 공감하구요. 저는 이 작품을 가장 좋아했던 이유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의 성장기이기도 하지만 이 장애를 가진 환우가 보통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드라마라는 게 굉장히 중요했어요. 이 작품을 자꾸 판타지라고 이야기를 종종 듣거든요. 세상에 이런 변호사가 있을 수 없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선하고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판타지 아니냐? 라고 하는데요. 사실 저는 굉장히 반대(생각이)에요. 우영우 변호사는 굉장히 드라마틱한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현실에 없는 인물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정하고 친절하고 우리도 충분히 노력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런데 그것마저 판타지라고 얘기를 해 버리면 우리 안에 있는 이 좋은 마음들, 좋은 사람들, 좋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들까지 보지 못한 척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이 작품은 우영우 변호사라는 인물이 판타지적일 수 있지만, 그 세상은 판타지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 이현웅: 앞서서 말씀하신 이 재미를 넘어서 의미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런 말씀이신 거죠?

◆ 박혜은: 네, 맞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 아주 큰 도움이 아니라 누구를 괴롭히지 않도록 하고, 작은 도움을 주면서 따뜻하게 지켜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우영우 변호사가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장면들이 있게 되거든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저도 하게 됐어요.

◇ 이현웅: 저도 아직 다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소재 중에 하나로 고래가 나오더라고요. 그게 어떤 의미입니까?

◆ 박혜은: 우영우 변호사가 고래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영화 속에 두 가지 복선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요. 우선 한 가지는 고래가 공동체를 잘 돌보고 잘 살피는, 그러니까 아픈 고래가 있거나 다친 고래가 있어도 그 공동체가 그 아픈 고래들까지도 잘 챙기면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고 돌보는 습성을 갖고 있는 포유류라는 점으로 아마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주고 싶어하시는 것 같구요. 또 하나는 이 작품이 진행되면서 박은빈 씨가 연기한 우영우 변호사의 어떤 비밀이 또 밝혀질 것 같아요. 비밀도 아주 연관이 되어있는 것이 고래라는 상징인 것 같습니다.

◇ 이현웅: 두 번째 내용은 나중에 드라마를 보면서 제가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우 박은빈 씨를 언급해주셨는데 사실 이렇게 좋은 작품도 좋은 배우가 살려주지 못하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번에는 배우 박은빈씨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오더라구요?

◆ 박혜은: 저는 박은빈 배우님 팬이거든요. 매번 인생 캐릭터를 갱신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이번 우영우 변호사 같은 경우는 사실 배우로 굉장히 어려운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표현이 조금이라도 과하면 자칫 장애 비하거나 과장이 될 수도 있고. 너무 특징을 드러내지 않으면, 특성이 살지 않잖아요. 그런데 박은빈 배우는 굉장히 잔잔하면서도 섬세하게 캐릭터가 가진 힘을 또 극대화시키기도 하고요. 또 굉장히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변호사 캐릭터가 대사가 정말 많거든요. 대사가 1,000자가 넘는 역할이잖아요. 좋은 발성으로 쉽지 않은 법전을 외워야 하는 장면을 볼 때, 앉은 자리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 이현웅: 편집장님은 카타르시스 같은 것도 느끼시나요?

◆ 박혜은: 네, 느끼고 있습니다.

◇ 이현웅: 배우 박은빈 씨의 인생 캐릭터라고 하면 여러 개가 있지만 이전에는 ‘스토브 리그’에서 최초의 여성운영팀장인 이세영 역할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아직 완결이 난 건 아니지만 이 이세영 역할, 스토브리그와 우영우 어떤 게 더 인생캐릭터로 남을 거라고 생각드십니까?

◆ 박혜은: 저는 우영우 캐릭터가 조금 더 인생 캐릭터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이현웅: 확실히 어려운 연기이기도 하고요.

◆ 박혜은: 그리고 가장 그게 중심에서 주변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캐릭터이다 보니 마음이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이현웅: 작품 얘기는 이 정도에서 하고, 작품이 방영되기 앞서 말해주시기도 하셨지만, 신생 채널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ENA라는 채널인데, 예전에는 주요 채널이라고 할까요. 그 채널권에 없고 하면 많이들 안 보곤 했는데요. 이제는 어떤 채널이든 재밌으면 본다라는 것을 증명한 것 같아요.

◆ 박혜은: 예, 맞습니다. 신생 채널이라고 해도 잘 만든 컨텐츠 하나 있으면 반드시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다, 라는 것을 우영우라는 드라마로 증명을 했구요. 또 하나는 신생 채널에서만 진행을 한 게 아니라 글로벌 OTT에서 함께 방영이 되면서 그 구독자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이 작품을 볼 수 있고 챙겨보고 나서 조금 더 빨리 보고 싶은 분들은 본방 채널로 가서 보는. 어떻게 보면 순환구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현웅: 원래는 신생 채널이 아니라 지상파 채널로 갈 뻔했다. 그런데 또 팬들의 이야기가, 만약 그랬으면 지금의 감동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구요. 지상파는 PPL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까?

◆ 박혜은: 사실 PPL이 없어 청정한 드라마라고 호평받는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지상파 드라마 같은 경우는 제작 시스템이 조금 다른 편이기도 하고요. 또 모든 드라마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이번 신생 채널 ENA에서 우영우를 만들 때에는 KT 지니 스튜디오에서 작품에 집중하라고 제작비를 크게 제작지원 해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조금 더 자유롭게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시청자들이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공중파 드라마에서도 제작방식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 이현웅: 약간의 과제도 주어지는 것 같고요. 이번에 우영우를 제작한 곳이랑 티빙이 합병한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 박혜은: 네, 맞습니다. 티빙과 시즌이 합병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두 개의 OTT 플랫폼이 합병을 한 거구요. 티빙과 시즌이 합병을 하면서 단순합산 월간활성 이용자, 그러니까 소위 구독자 수가 560만명에 이르는 국내의 큰 OTT 서비스가 새로 출범한 셈이 되는 거예요. 이 두 회사의 합병이 지금 당장 몸집을 키우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되고 앞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는 데 조금 더 시너지가 나야될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사실 해외 글로벌 OTT와 경쟁을 하느라고 국내 OTT 회사들이 굉장히 여러 가지 출혈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자사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키우는 것보다 마음이 맞고, 시너지가 날 만한 회사들이 이렇게 합병하는 사례들은 앞으로도 조금씩 이슈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올여름 주목할만한 OTT 신작 있으면 함께 소개해주세요.

◆ 박혜은: 덥고 습한 여름이잖아요. 제가 완전히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인도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려구요. 넷플릭스에 ‘RRR’입니다. 이런 제목의 영화가 있는데요. 일단 영화를 시작하면 이게 어디로 갈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거예요. 정말 괴력을 가진 두 남자가 우정을 맺게 되고 운명적으로 결투할 수밖에 없는 치닫는 과정을 세 시간 동안 보여 주는데요. 세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 거라고는 예상을 못 했습니다. 그리고 춤과 노래가 안 나오면 인도 영화가 아니잖아요. 평소 인도영화가 한국 관객이 보시기에는 낯설고 어색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같이 엉덩이를 들썩거릴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인도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910억 원 정도의 엄청난 제작비로 만든 블록버스터구요. 전세계 극장에서 1800억 원에서 1900억 원의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화권 아무 상관없이 이 영화는 빠져들 수 있다는, 반증이 될 것 같구요. 이 작품이 영국식민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거든요. 식민 시대를 겪었다는 동질감이 엄청난 공감으로 이어지구요. 이 영화 보시고 나서 요즘 인도영화 뭐 있지? 라고 찾아보게 될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이현웅: 편집장 님이 강력 추천하시는 경우는 이례적이라 상당히 호기심이 가네요. 말씀 들어보니까 예고편을 본 것 같은데 어떤 남성이 사자나 호랑이랑 싸우지 않나요?

◆ 박혜은: 네, 어떤 남성이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는 내용이에요. 도대체 무슨 영화를 보라는 거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저는 이런 드라마틱한 스타일을 궁극으로 몰아붙이면 그 열기에 보는 사람들이 이렇게 납득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제가 다른 나라 영화를 보면서 뜨거운 감정이 들었던 것도 처음인 것 같고. 하나만 더 팁을 드리자면 해외에 여러 뉴스 매체들이 있잖아요. 인디와이어라는 영화 미디어가 있는데 거기에서 백 점을 받은 영화입니다.

◇ 이현웅: 오늘 추천을 들으니까 주말을 통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박혜은 편집장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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