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겹겹이 쌓인 사람들의 비명과 울음, 그리고 119 구급차 소리로 뒤덮였습니다.
참사 직전과 이후 상황을 강민경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태원 골목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떠밀리듯 앞으로 흘러갑니다.
길을 걷기는커녕 인파에 묻혀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를 정도입니다.
숨쉬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 사고 직전 모습입니다.
대참사는 밤 10시가 조금 넘어 시작됐습니다.
내리막길에서 사람들이 아래로 쏠리며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은 좁은 골목에 그대로 깔렸습니다.
아비규환 속 경찰과 소방이 아래쪽에 있는 사람부터 구하려 하지만, 가늠할 수 없는 무게 때문에 역부족이었습니다.
계단 위쪽부터 밀려 넘어진 시민들의 무게는 아래쪽에 고스란히 쏠렸습니다.
현장에선 어떻게든 사람들을 구조하려 하지만 위에 있는 사람들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정지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밤 11시쯤.
이태원 거리는 전부 구급 현장이 됐습니다.
구급대원과 경찰은 대로에 눕힌 환자들에게 끊임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어떻게든 한 명의 목숨이라도 살리려 애쓰지만, 이미 오래전 심장이 멈춘 희생자들의 호흡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소방과 의료진만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시민을 찾는 애탄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습니다.
"여자분들 중에 간호사!"
날이 새도록 시민들은 그야말로 한 명의 사람이라도 살리기 위해 애썼습니다.
의식을 잃은 사람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멎은 숨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시민들이 이태원 골목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노력이 무색하게 시간이 갈수록, 모포나 옷가지 등으로 얼굴을 덮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영안실이 부족해 임시 안치소까지 만들어 시신을 옮겨야만 했던 이태원 참사 현장.
비명과 울음, 구급차 소리와 음악이 뒤섞여 끔찍하게 마무리됐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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