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들·딸이 납치됐다는 등의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보이스피싱 조직이 덜미가 잡혔습니다.
마약과 조직폭력배까지 연루됐고, 대포통장으로 추적도 피했지만, 새로운 수사 기법이 제 몫을 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다급히 아파트 계단을 내려온 남성이 주차장으로 뛰어나와 자취를 감춥니다.
한국과 중국을 무대로 활동해온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 39살 A 씨입니다.
두 시간 만에 붙잡힌 A 씨는 중국 국적의 현지 총책 두 명과 함께 피해자 23명을 보이스피싱으로 속여 9억5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자녀가 납치됐다거나 저금리 대출로 바꿔준다고 속이는 등 전형적인 수법을 썼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폰과 대포통장으로 수사당국의 추적을 따돌리면서 피해가 계속됐습니다.
[전수진 / 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 부부장검사 : 굉장히 여러 번 세탁을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피해까지는 다 특정해가지고 명확하게 밝히는 거엔 조금 한계는 있었습니다.]
조직폭력배도 범행에 동원됐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행에 쓴 대포통장과 대포폰들입니다.
부산 조폭인 동방파와 칠성파 조직원 등을 통해 이렇게 수백 개를 들여와 수사당국의 추적을 어렵게 했습니다.
나아가 총책 A 씨는 일부 조직원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는 등 마약에도 손을 댔습니다.
이들을 검거하는 데는 정부 합동수사단이 새로 도입한 수사 기법이 톡톡히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포통장을 추적할 때 여러 차례 영장을 받아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이번엔 금융감독원의 '지급정지 계좌 공시 제도'를 통해 범행에 연루된 계좌를 단번에 집어냈습니다.
합수단은 이런 방법으로 보이스피싱 총책을 추적해 냈고, 조직원 30명을 입건한 뒤 A 씨와 부산 동방파 두목 등 8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중국 현지에 있는 총책 2명은 기소 중지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습니다.
합수단은 새로운 추적 기법을 다른 수사기관과 공유하고 아직 주범을 잡지 못한 다른 보이스피싱 사건 수사에도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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