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경찰청장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으로 승진했습니다.
YTN 단독 보도로 '밀정' 의혹이 제기돼 사퇴 요구까지 받았지만, 불과 반년 만에 또 진급한 겁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은 지난 8월 일선 경찰의 거센 반발 속에 탄생한 경찰국의 초대 수장으로 발탁됐습니다.
비간부후보생, 비경찰대 출신이라는 점이 고려됐습니다.
하지만 임명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YTN 단독 보도를 통해 자격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노동 운동을 함께하던 동료들을 밀고한 뒤 경찰에 채용됐다는 이른바 '밀정' 의혹입니다.
김순호 국장은 군사 정권 시절 인노회,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에 가입해 노동 운동을 하다 1989년 돌연 잠적했습니다.
그 무렵 인노회원들은 줄줄이 구속되는 등 거센 탄압을 받았습니다.
[안재환 / 전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장 : (김순호 국장은) 80년대 군부독재 정권이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던 시절 암행했던 밀정으로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김 국장은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핵심 인물이 제안한 특별채용으로 경찰 대공 요원이 됐고, 여러 차례 포상까지 받으면서 승승장구했습니다.
[김순호 /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지난 8월, 국회 행정안전위) : 주체 사상이 갖고 있는 공포 이런 것 때문에 전향을 했고 이런 것들을 해소하는 길이 뭔가 이렇게 생각한 끝에 경찰에 되겠다….]
국회에선 야당을 중심으로 밀정 논란의 중심에 선 김 국장을 하루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이해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8월, 국회 행정안전위) : 김순호 국장을 경찰국장을 시켜야 하는가. 심각하게 한번 거취를 논의해보실 생각 없습니까?]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8월, 국회 행정안전위) : 예, 한번 검토해보겠습니다.]
그럼에도 김 국장은 끝내 자리를 지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치안감으로 승진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승진 인사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권 차원에서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승진이 발표된 뒤 김 국장은 의혹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결과를 지켜보면 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태원 참사 직후 여론 동향을 수집한 내부 문건을 만들었다 홍역을 치른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의 조지호 국장이 김 국장과 나란히 치안정감 계급장을 달게 된 것도 논란입니다.
또, 김 국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후임 경찰국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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