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해자 울리는 '비접촉 뺑소니'..."입증도 어려워"

2023.01.04 오전 05:35
[앵커]
물리적인 충돌은 없지만,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도주하는 행위를 '비접촉 뺑소니'라고 하는데요.

일반 뺑소니보다 가해 운전자의 사고 인지 여부를 입증하기 어려운 만큼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오토바이 한 대가 도로를 달립니다.

그런데 갓길에 정차하고 있던 승용차 한 대가 갑자기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차선으로 진입합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핸들을 틀며 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충돌을 피했지만, 그대로 도로 위에 넘어집니다.

갓길에서 나오던 차량은 사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히 갈 길을 갑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경기 부천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밤에는 배달대행 일을 하던 30대 자영업자 김종민 씨.

뒤따라오던 택시기사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리가 부러져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김종민 / 사고 오토바이 운전자 : 마음이 속상하죠. 제가 전업으로 하는 게 아니고 한두 시간 조금 더 해서 1~2만 원 많게는 3~4만 원 벌려고 한 건데 오히려 3백만 원, 4백만 원이 지금 나가게 생겼고….]

직접적인 접촉이 없더라도 사고를 유발한 것을 알면서 도망쳤다면 뺑소니에 해당합니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인근에 있던 CCTV는 고장 나 작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결국 가해 차량을 특정하지 못해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김종민 / 사고 오토바이 운전자 : 비접촉 뺑소니다 보니까 더군다나 그걸 잡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제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다 안아야 하는 입장이 굉장히 많이 부담스럽죠.]

뺑소니는 가해 차량 운전자가 사고를 인지하고도 도주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만큼 물리적 충격이 없는 비접촉 뺑소니는 입증이 더 어렵고, 김 씨처럼 가해 차량이 특정되지 않는다면 수사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장경일 /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운전자가)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하면서 그냥 가버린다면 사고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입증하기가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뺑소니는 기본적으로 사고 사실을 알고 도주한 경우 고의범만 처벌하고 과실범은 처벌하지 않기 때문에….]

비접촉 뺑소니도 엄연한 뺑소니인 만큼, 운전자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 가해 차량을 특정하지 못해도 의무보험에 가입했다면 치료비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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