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기 위해 연 '총경 회의' 참석자들이 무더기로 인사 보복을 당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소신껏 한 인사라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경찰 내부에선 인사를 통한 길들이기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성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7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기 위해 열린 총경 회의.
이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이미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최근 단행된 서장급 총경 정기 인사에선 회의 참석자에 대한 보복 논란이 일었습니다.
현장 참석자 50여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한 단계 낮은 직급이 주로 맡는 보직으로 발령 난 겁니다.
대규모로 이뤄진 건 이례적입니다.
게다가 의사와 상관없이 6개월 만의 단기 인사 대상자가 10여 명이나 되면서 논란을 키웠습니다.
류삼영 총경은 이를 '경찰 길들이기'로 규정했습니다.
[류삼영 / 총경 : 만일 경찰청장이 자기 소신대로 했다면 인사권을 남용하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소문대로 다른 외풍이 불고 상부의 압력이 있었다 하면 그건 권력 남용에 해당합니다.]
일선 경찰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망에서 한 경찰관은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안타깝고 치졸하다고 글을 올렸고, 또 다른 경찰관도 찌질한 보복이 유치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자신이 소신껏 한 인사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윤 청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권자로서 역량과 자질은 물론, 공직관과 책임 의식, 세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총경 회의 참석도 세평 근거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앞서 류삼영 총경을 제외한 다른 참석자들에 대해선 징계 과정에서 불문, 그러니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징계를 받은 거 아니냐는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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