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위법' 신고하겠다며 금품 요구...영세 자영업자 '속수무책'

2023.03.27 오전 05:00
[앵커]
환경단체 회원들이 위법을 제보받았다면서 세차장에 찾아와 금품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YTN에 들어왔습니다.

최근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갈 범죄가 늘고 있는데,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정 모 씨가 운영하는 스팀세차장에 환경단체 회원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이 가운데 자신을 '사무국장'이라고 소개한 남성,

스팀세차장은 하루 물 사용량이 100ℓ로 제한되는데, 정 씨가 기준을 초과해 물을 썼다며 법적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정 모 씨 / 세차장 업주 : 다른 지역에서 경찰관이랑 동행하에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까 공무원 쪽에서 국가적인 일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아서 처음에 겁을 먹었죠.]

개업한 지 석 달도 안 됐다고 호소하는 정 씨에게 사무국장 A 씨는 신고가 들어가는 걸 막을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A 씨 / 환경단체 사무국장 (지난 15일) : 저희가 신문사 하나가 있어서 그냥 거기 광고를 실으시고 광고비 쪽으로 해서 그냥 이렇게 무마하시는 방법이 하나 있을 거고…. 1면이 5백이고요. 약간 뒷면으로 넘어갔을 때 말씀하신…. (3백?)]

비슷한 시기, 인근 지역에서 스팀세차장을 운영하는 업주들도 비슷한 일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A 씨는 세차장 업주가 먼저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길래 답해줬을 뿐이고 실제 돈은 받지 않았다고 해명합니다.

그러나 A 씨가 소속돼 있던 단체는 명예롭지 못한 행동을 했다며 A 씨를 제명했습니다.

지난 5년간 공갈 범죄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의 약점을 꼬투리 잡아 협박하거나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견됩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우 영업정지나 폐업 처분을 받으면 당장 생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점을 노린 범죄입니다.

과거에도 기자나 환경단체를 사칭하며 돈을 뜯어내는 일이 성행했는데, 여전히 줄지 않는 겁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021년 9월에는 경기 부천에서 방역수칙 위반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영세 자영업자들을 겁주고 금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들어 음식점과 공사장, 세차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갈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며 신고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요구받는다면, 먼저 경찰에 알려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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