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적 수준이 낮은 여자친구가 자신의 지시를 따르게 만들고 성적으로 착취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불법 촬영을 해서 영상물을 저장해둔 혐의도 받는데, 피해 여성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윤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대 여성 A 씨는 재작년 초 30대 남성 B 씨와 만나기 시작해 얼마 뒤 동거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반년 전쯤부터 B 씨가 집안일을 떠넘기고 만화 캐릭터가 입을 법한 복장을 사 와서 입으라고 지시했다고 A 씨는 증언합니다.
또, 이런 말을 들으면 보상이 주어졌다고도 설명합니다.
[A 씨 / 피해자 : 자기 말 잘 들으면 그런 식으로 이제 하트를 줘서 모아서 그런 거 하트 하나씩 빼서 다트 돌려서 점수를 모아서 막 (배달음식) 시켜주고 그랬어요.]
A 씨는 B 씨와 함께 살던 집에서 나오려 했지만 제지당했고, 원치 않는 성관계를 수시로 해야 했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성관계 중에 찍힌 불법 촬영물도 B 씨의 클라우드에서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A 씨 / 피해자 : 그런 거 하지 말라고 이렇게 얘기하고 끝나면 사진이라든가 동영상 지워줄게 얘기를 해서. 클라우드에까지 올라가는 줄은 전혀 몰라서 그거 보고 며칠 동안은 약간 머리 아프고.]
결국, 지난해 말 B 씨와 헤어진 A 씨.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까 우려한 가족은 A 씨에게 심리 검사를 받게 했고, 지적 능력이 9살에서 12살 수준이라는 '경도 정신지체' 판정이 나왔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주변의 개입과 도움을 지속해 받는 게 필요하다는 진단입니다.
[A 씨 지인 : 원래는 보호를 받아야 할 장애가 있는 애인데 장애 진단을 받으면 취업이라든지 사회적으로 낙인이 될 것 같아서 진단을 안 받아놨었는데 이런 식으로 범죄 피해를 받고 나니까 진단을 미리 받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후회를 좀 하고 있고요.]
'정신지체' 진단을 받기 전이었지만, B 씨가 A 씨의 상태를 알고 이용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도 있습니다.
YTN이 확보한 녹취에서 B 씨는 친구에게 A 씨의 지능이 초등학교 유치원생에서 중학교 수준이라며, 금전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만큼 그게 해결되면 정리하고 헤어지면 된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B 씨의 행위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전형적인 '그루밍 성범죄'라고 지적합니다.
[이효린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 : 이 사례 같은 경우도 피해자에게 어떤 호감을 사거나 친밀감을 사고 그 과정 안에서 조종하거나 통제하거나 이런 방식으로서 그루밍이 나타날 수 있다고….]
고소장이 접수돼 성폭행과 불법촬영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B 씨는 YTN과 통화하면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A 씨는 남성 손님을 보면 과거 일이 떠올라 좀처럼 마음을 진정할 수 없다며 8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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