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인천 '건축왕'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가 또다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 2월과 며칠 전까지 포함하면 벌써 세 번째인데요.
31살의 젊은 나이에 전세보증금 9천만 원을 전부 날린 뒤 경찰에 직접 피해를 신고할 만큼 피해 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아파트 현관 앞에 국화꽃 다발이 놓여 있습니다.
이곳에 거주하던 31살 여성 A 씨가 극단 선택을 시도한 뒤 결국, 숨을 거둔 겁니다.
현관문에는 수도 요금이 밀렸다는 계고장과 함께, "조직적인 전세사기로 수사 중"이란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A 씨는 120억 원대 전세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천 '건축왕' 남 모 씨 일당 피해자였습니다.
지난 2019년 9월, 보증금 7천2백만 원을 주고 아파트 전세 계약을 맺은 A 씨는 재계약 과정에서 임대인 임 모 씨 요구로 보증금을 9천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A 씨 집을 비롯한 아파트 60세대 전체가 전세 사기로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주택임대차 보호법에 따라 전세보증금이 8천만 원 이하였다면 최우선변제금 2천7백만 원 지급 대상이었지만, A 씨는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A 씨가 새벽부터 나가 일을 하면서도, 피해를 알리는 데에는 누구보다 앞장서왔다고 기억합니다.
[김병렬 / 아파트 주민·전세사기피해대책위 부위원장 : (A 씨가) 부지런했어요. 새벽에 나가서 늦게까지 일하고 오고. 고소해야 한다, 탄원서를 써야 한다, 이럴 때는 누구보다도 먼저 많이 써서 보내주고….]
A 씨를 비롯해 남 씨 일당에게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2, 30대 피해자는 모두 3명으로 늘었습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 등으로 임대인 임 모 씨를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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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기자: 김광현
##그래픽: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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