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 출연 :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앤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온라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의 범행이 여전히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습니다. 범행 동기가 뭔지를 두고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 결과 수치가 정상인 범주를넘어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유원대 경찰학부 염건웅 교수와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일단 시청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수사기관에서 범죄심리 분석 자문을 많이 해 주신 프로파일러로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일단 프로파일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을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염건웅]
프로파일러의 사전적인 의미 자체가 윤곽을 그린다라는 뜻입니다. 범죄의 윤곽을 그린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러니까 범죄가 사실은 최근에는 과학수사기법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완전범죄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CCTV라든지 블랙박스라든지 DNA 검사라든지 여러 가지 증거들이 수집이 된다면 이 범죄의 해결은 끝나는 거죠.
이미 범인을 잡고죄를 물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사건들이 종종 있다는 거죠. 특히나 그런 사건들에서 프로파일러는 범죄심리분석관으로 불리고 있는데. 우리나라 경찰청에서도 활약을 하고 계시고 저도 자문을 드리고 있지만. 남아 있는 단서들, 조각들을 모아서 조각을 맞추는 그런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남아 있는 단서를 통해서 범인의 연령대와 성별, 또는 사건의 원인을 추정하는 그런 것들을 계속 조사하는 그런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또 예를 들어 범인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러면 도주 은신처라든지 도주 경로라든지 이런 것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지지 않을 때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준다든지 또는 아까 말했듯이 증거가 모자란 그런 경우에 라포를 형성해서 범죄자와 친밀감을 형성하고 또 자백을 유도해내서 범행을 해결하는 그런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건의 윤곽을 그리는 데 굉장히 여러 가지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중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게 지금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진단 여부입니다. 그 부분에서는 어떤 일을 하게 되시는 겁니까?
[염건웅]
일단 정유정 사건은 부산청에서 맡고 있고요. 부산청에서 기소가 됐고 현재 구속 상태에서 검찰로 넘겼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 이유는 일단 범행의 동기를 파악해야 되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보통 이 범행의 동기가 내가 살인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살인을 했다, 지금 이것인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왜 사람을 이렇게 죽이고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했냐, 이 부분을 밝혀내야 되는데 이 부분에서 과거에 있었던 연쇄살인마들, 유영철, 강호순 이런 범죄자들에 대해서도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 이유가 이들의 범죄의 동기가 과연 무엇인지밝히기 위한 것이고. 이번에 정유정 같은 경우는 부산청에서 밝혔듯이 27점이 나왔거든요. 27점이라고 하면 언쇄살인범 강호순이 27점이 나왔고요.
또 유영철 같은 경우는 38점이 나왔단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정상인의 범주는 보통은 15점 정도가 나오는데. 한참 넘어선 점수가 나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요소가 되지 않을까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언론보도를 보면 정유정의 점수가 그 정도라고 지금 나오는 것 같고요. 저희가 궁금한 부분을 조금씩 나눠봤습니다. 그래서 그래픽을 하나 만들었는데 그래픽 처음 준비된 것 키워드 띄워주시겠습니까? 정유정은 사이코패스냐, 이게 가장 궁금한데. 이 점수로 정유정이 사이코패스다, 아니다 이렇게 무 자르듯이 구분할 수 있습니까?
[염건웅]
구분할 수 없습니다. 사이코패스는 이게 사실은 양형기준에도 들어가는 게 아니고요. 죄의 유무를 따지는 게 아니에요. 다만 범행 동기가 애매모호할 때 이 사람이 어떤 동기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만 우리나라에서 판단한 척도는 25점 이상을 사이코패스로 판단하고 있어요.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는 30점 이상으로 판단하는데. 이게 왜 그러나면 이게 지금 20문항에서 0점, 1점, 2점식으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0점같은 경우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그다음에 1점은 약간 해당된다, 2점은 많이 해당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만점을 받으면 40점이 될 수 있는 건데 이 척도가 캐나다의 범죄심리학자인 로버트 헤어가 만든 판정도구로 PCLR이라고 하거든요. 이게 외국에서 특히나 영미권 국가에서 만든 판정 척도이다 보니까 이것을 우리나라로 2008년쯤에 번역해서 들어와서 이걸 사이코패스 평가 척도로 쓰고 있는데.
미국이나 캐나다나 영국에서 판단한 사이코패스지수와 우리나라 사이코패스 척도가 약간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게 더 늘어나냐면 가식성, 이중성, 조종성, 또 타인을 속이는 행위, 이런 것들이 더 높게 나와요. 그래서 영국보다 우리가 3배 정도 높게 나온다든지 아니면 캐나다보다는 2배 정도 높게 나온다든지 이렇게 하기 때문에 이 점수가 그래서 아까 외국에서 미국 같은 경우는 사이코패스 평가가 40점 만점 중에 30점 이상이다라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25점 이상이다라고 보는 것들이 아까 말했던 그런 척도가 보여지는 지표들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25점 이상을 맞은 사람을 사이코패스라고 보고 있는데 그렇다고 사이코패스가 다 범죄를 저지르느냐. 또 그렇지도 않다는 얘기예요. 아까 그 질문에 대해 답을 드리면 미국에서의 실험들을 보면 사이코패스 점수가 굉장히 높은 사람인데 부모들이 이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억제시킨 거죠, 교육을 통해서. 그래서 사이코패스이지만 범죄자가 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사이코패스가 다 범죄자다? 그렇지 않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사이코패스의 특징적인 것이 뭐냐 하면 다른 사람을 기만하는 그런 행위를 하고요. 그다음에 자기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고. 또 결정적으로 다른 사람과 공감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은 이런 모든 것들이 범죄행위와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는 점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까 나타났던 우리나라 연쇄살인마들, 특히 이번에 정유정 같은 경우도 결국은 자신이 지금 한 5년 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면서 최근 3개월 동안 범죄 사건에 대한 검색들을 계속해 왔고이것이 결국은 범죄에 대한 망상으로 이어졌단 말이죠. 이런 것들이 자신이 갖고 있던 사이코패스적인 성향과 더불어서 이망상이 더해져서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다라고 우리가 추정할 수 있는 거죠.
[앵커]
두 번째 준비된 그래픽이 있습니다. 키워드 보여주시죠. 사이코패스 점수로만 계속 얘기하니까 잘 와닿지 않아서 예전의 사례들을 비교해서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먼저 앞서 설명해 주셨지만 연쇄살인범 유영철, 38점입니다. 40점 만점이니까 정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거잖아요.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최고점인 건가요?
[염건웅]
우리나라 범죄자 중에서...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데 검사를 받았던 범죄자 중에는 유영철이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38점이면 거의 만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점수상만 38점이지 거의 만점에 가깝다. 조두순 같은 경우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29점이 나왔었고 강호순이 27점이 나왔었거든요. 최근에 계곡살인했던 이은해 같은 경우가 여성 범죄자 중에서 가장 높게 나왔어요. 31점이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이은해보다는 조금 낮게 나왔지만 정유정도 굉장히 높은 점수가 나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이은해와 비교를 해 보면 이은해의 범행은 굉장히 계산된 범행 아니었습니까? 지금 정유정은 빈틈을 보이기도 했단 말이에요. 이런 건 점수의 차이로도 설명이 됩니까?
[염건웅]
그러니까 범행동기가 다르죠. 이은해 같은 경우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범죄 타깃을 정하고 저지른 범죄인 것이고. 정유정 같은 경우는 나는 살인을 하겠다라고 해서 범행 대상을 거꾸로 물색한 경우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코패스, 사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행 대상을 찾아서 살인을 하겠다라는 그런 우리가 생각하는 사이코패스에는 정유정이 더 맞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범행동기 부분에 있어서 말씀해 주시는 거죠?
[염건웅] 네, 맞습니다.
[앵커]
또 이기영도 살펴보면 진단 불가 결과가 나오기도 했잖아요. 진단 불가가 뭔가요?
[염건웅]
사이코패스를 판단하는 기준에 충족하지 않았다고 경찰이 발표했어요. 사이코패스를 살인범죄가 났을 때 사이코패스 무조건 척도로 검사하는 게 아닙니다. 특정사건에 있어서 사안이 심각하다든지 또는 잔혹한 살해 방식을 썼다든지 이랬을 때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하는 건데 이기영 같은 경우는 사이코패스를 판단한 여러 항목 중에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자료가 현재로서는 부족하다라고 경찰이 밝혔거든요.
그러니까 사이코패스로 판단하기가 어렵다라고 한마디로 얘기한 건데. 추가적으로 전주환 같은 경우 있었어요. 신당동 살해. 굉장히 잔혹했었잖아요. 전주환 같은 경우도 사이코패스 아니냐라고 궁금해 했었는데 경찰에서 밝히기로는 사이코패스와 스토킹의 양립하기가 어렵다. 사이코패스와 스토킹은 다른 거거든요. 왜냐하면 사이코패스는 누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주환은 누구를 좋아했죠.
[앵커]
연민 이런 게 없으니까 좋아할 수도 없는 건가요?
[염건웅]
그렇죠. 감정의 공감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이코패스는. 그래서 누구를 좋아하지 않죠. 좋아한다고 해도 그건 범행을 목적으로 해서 좋아하는 척을 할 뿐이지 실제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거라고 보시면 돼요. 타인이 눈물을 흘렸어요. 사이코패스가 살해를 했어요.
그런데 살해현장에서 그 옆에 같이 있던 동료가 있다고 가정을 하면 울 거 아니에요, 슬프니까. 두려운 감정도 있을 것이고 무서운 감정도 있어서 울고 있는데 사이코패스는 거기서 그 사람을 보면서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거죠. 왜 울어?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이게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전주환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했듯이스토킹은 누구를 극렬하게 잘못된 형태로 쫓아다니다 보니까 나타나는 악질적인 범죄이기 때문에 이건 그렇게 판단을 했었고요.
이기영 같은 경우는 사이코패스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옛날에 김태현 같은 경우도 세 모녀 살해했던 사건 있잖아요. 범죄가 치일해서 반사회적 성향은 나왔다고 했는데 이것이 사이코패스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1분 정도 있는데 짧게 답변해 주셔야 될 것 같은데. 검사를 한 이후에 진단하는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데. 검사 과정에서 하나 궁금한 게 저희가 SNS에 보면 이런 답변을 하면 사이코패스에 가깝게라고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게 실제로 있는 거예요?
[염건웅]
그게 실제로 있는 거고요. 지금 20문항이 나온 게 있을 거예요, 인터넷에. 실제로 그게 척도입니다.
[앵커]
어느 결혼식에 가서 뭐하고 뭐하고...정확하게 기억을 못하겠는데.
[염건웅]
대화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을 매력적으로 생각한다, 1번 문항이 있고요. 2번 문항은 내가 가진 나의 가치에 대해 자랑하고 다닌다. 거짓말에 능하다, 이런 문항 20가지가 있는데 여기에 특이한 문항을 보면 그런 게 있어요. 18번 문항이 연애를 길게 이어가지 못한다, 이런 문항이 있는데. 왜냐하면 사이코패스는 실제로 연애를 길게 하지 못합니다.
다만 연애를 길게 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종속시켜서 이 사람을 이용하려는 그런 의도로 연애를 길게 가는 것이지 기본적으로 연애를 짧게 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여기에 보면 오히려 범죄 같다, 범죄 문항이다라고 하는 것이 이것으로 사이코패스 지수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판단한 문항이 1, 2, 3, 4, 7, 8, 9 등등 그것까지 제가 말씀드릴게요.
판단하는 문항도 있어요. 애매모호한 문항들이 오히려 이 사람에 대해서 성향을 판단할 수 있는 그런 사이코패스 지수를 나타내는 문항들인데 이것만 보고 사이코패스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과거 행적들도 보고 또 성장 과정도 보고요. 특히나 정신건강의학과적인 진단과 과거 범법행위, 또 프로파일러 실제 면접한 결과를 모두 종합해서 사이코패스 지수를 판단하는 겁니다. 특히 정유정 같은 경우에는 그게 떨어졌다고 봐야 되는데 과거 성장과정 이런 쪽에서 사회성 결핍이 심하죠. 이런 것들이 점수가 높게 나왔을 겁니다.
[앵커]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말씀으로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염건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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