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사법 농단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이 4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려 260여 차례나 재판이 열린 끝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늦어도 올해 안에는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 2019년 2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상고법원 도입 등을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소송 같은 각종 재판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 수집과 판사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 혐의만 47개에 달합니다.
[양승태 / 전 대법원장(지난 2018년 자택 기자회견) :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제가 그걸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통감하고 있고….]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과 함께 같은 해 3월부터 시작된 1심은 지난 7일 열린 266차 재판까지 4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이 검찰 증거를 대부분 부인하면서 그동안 백 명 넘는 증인을 일일이 법정으로 불러 신문해야 했고, 재작년 2월에는 재판부가 정기 인사로 교체돼 그동안 이뤄진 재판 내용을 다시 듣는 데에만 일곱 달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지금까지 예정된 증인 가운데 마지막 순서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통상 증인신문이 끝나면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최종변론을 거쳐 판결이 선고되는 만큼, 1심 재판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겁니다.
임 전 처장의 증인신문이 다음 달까지로 예정돼 있고, 추가 증인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는 1심 선고가 나올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 실무자인 임 전 처장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200개 넘는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검찰과 변호인은 재판이 길어진 이유를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 열리던 재판을 두 번으로 늘려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보다 먼저 기소된 임 전 차장의 1심 재판 역시 지금까지 2백 차례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진보 성향인 이른바 '김명수 사법부'가 물러날 때까지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재판 지연 전략을 썼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 대법원장의 퇴임이 오는 9월로 다가온 가운데, 사법 농단 의혹의 1심 판결에 관심이 쏠립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촬영기자;최성훈
영상편집;신수정
그래픽;주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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