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라이더] 결혼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2023.06.19 오전 08:47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정지우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결혼을 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요즘 청년들은 이렇게 물어요. 그래서 기성세대가 답을 했습니다. "만남을 주선해주면 되겠니?" 청년들의 결혼 기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은‘청년만남, 서울팅'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자만추라고 하죠.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는 청년들의 니즈에 맞게, 소개팅을 서울시가 주선해주겠다는 거였어요. 물론 자연스러운 만남일 리 없습니다. 반발이 빗발쳤습니다.

서울시는 사업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인데요. 서울팅이 쏘아올린 논란. 청년들은 지금 결혼과 출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도대체 무엇때문에 주저하고 피하게 되는 것인지 속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정지우 문화평론가와 함께합니다. 평론가님, 나와 계시죠?

[정지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먼저 논란이 됐던 청년만남 서울팅 사업부터 보겠습니다. 이게 도대체 어떤 사업이기에 이렇게 논란이 커진 걸까요?

[정지우]
서울시에서 지금 청년 1인 가구들을 대상으로 해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주선하겠다, 이런 차원에서 청년만남, 서울팅이라는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추경 예산에서 8000만 원 예산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하기도 했고요.

어쨌든 기존에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던 소상공인 돕는 사업이라든지 아니면 탐방, 이런 사업들과 연계를 해서 청년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주선하고 그들이 함께 고궁도 구경하고. 그래서 요즘 같은 저출생 시대에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서울시가 만들어보겠다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취지만으로 보면 참 좋습니다. 어쨌든 저출산 그리고 결혼 기피 현상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반발이 빗발치면서 폐기까지는 아니지만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서울팅이라는 게 약간 랜덤박스 같은 거잖아요. 누가 나올지 모르고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르고. 그래서 서울시가 제안을 했던 게 신원 확인을 철저히 하겠다.

신뢰성을 담보하겠다는 거였어요. 소위 말해서 꽝은 없는 만남이 되도록 하겠다는 거였는데 이게 어쩌면 서울시가 내세웠던 취지와 청년들의 니즈가 맞지 않는 동상이몽이었던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어긋났다고 보십니까?

[정지우]
일단 서울시에서는 나름대로는 요즘 청년들이 서로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보니까 범죄 경력도 조회하고 재직증명서를 제출받거나 이런 식으로 상대방이 심지어 유부남이나 유부녀도 있을 수 있으니까 혼인관계증명서 이런 것들을 제출받아서 안전한 만남을 추구하겠다, 기획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 어떤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는 단계이기는 한데요.

아무래도 청년들 입장에서는 아직 사업이 시작도 안 되기도 했고 이런 소식 자체가 그렇게 낯설지는 않고 과거에 예를 들어 비슷한 사례들이 다른 지자체에서 이루어졌다든지, 또 이런 예산을 이런 식으로 쓰는 건가, 약간 이렇게 우리가 거기 나가서 만날 수 있는 괜찮은 이성들이 정말 있을까, 특히 과거에 한번 그런 적이 있었는데 나갔을 때 남성들만 많다든지 특정 이성들만 많다든지 이런 식으로 불균형이 있지 않을까. 이런 식의 약간 회의적인 시선들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취지는 좋지만 비현실적이다라는 것이군요. 앞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시행했다고 했는데 어디가 어떤 식으로 시행했던 겁니까?

[정지우]
과거에 일단 경주에서도 시행한 적이 있었고요. 최근에도 성남시에서도 소개팅을 추진해보겠다. 그리고 또 충북 청주시에서도 청춘섬데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해서 비슷한 이름의 행사를 열겠다고 기획을 하고 있는 단계이기는 해요.

어쨌든 지자체에서는 나름대로 특히 최근의 저출생 기조에서 청년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끌어내보겠다, 그런 취지에서 다들 지자체들마다 노력은 해 오고 있기는 한데요. 사실 이것이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의미 있는 그런 결과를 낸다기보다는 지자체들마다 일종의 이벤트처럼 여기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의미 있다기보다는 이벤트성, 일회성에 그치는 지자체의 행사에 불과하다라는 비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출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표면적인 문제만 들여다본 것 아니냐. 그러니까 만남부터 주선한다고 결혼하고 애를 낳겠느냐, 이런 취지거든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인지 구체적으로 짚어주신다면요?

[정지우]
어쨌든 저는 개인적으로는 사람마다 이런 행사에 대해서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자리들은 많아질수록 좋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특히 요즘에는 상업적인 어플리케이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청년들이 만나는데 그 어플리케이션 같은 것들을 보면 무슨 스펙 위주로 서로 되게 서열화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스펙이 고르게 되어 있고. 그래서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어쨌든 정책이라는 건 항상 정해진 예산과 인력 안에서 선택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하나의 저출산 대책이다라고 했을 때 한쪽이 그만큼 인력을 쓰는 만큼 다른 쪽에는 쓰지 못한다는 항상 이런 취사선택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과연 이런 것들을 저출생 대책이라고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사실 근본적인 의문이 들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지자체들이 청년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이벤트, 혹은 청년들의 커뮤니티, 특히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나 그런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지지 의사를 보낸다는 것 자체는 저는 그 취지에는 동의를 하는데 이것이 저출생 대책으로써는 너무 피상적이고 당연히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고. 그런 식의 비판들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고민을 하고는 있으니까 지금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진짜 대책이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은 평론가님이나 저나 지자체나 똑같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얼마 전에 한 외신의 보도가 있었는데 이게 굉장히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의 프러포즈 문화에 대해서 허례허식이 있다. 이런 문화를 보고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갖는다는 비판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지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최근에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서는 500만 원 이상의 돈이 든다. 특히 호텔 패키지 같은 것들이 몇백만 원씩, 100만 원 이상씩 하는 호텔 패키지들이 유행을 하고 결혼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몇백만 원 하는 시계나 아니면 명품백 같은 것들을 서로 교환하고 이런 것들을 다 사진으로 찍어서 전시를 하고.

그래서 인스타그램 같은 곳에 가면 호텔 프러포즈 게시물은 몇만 개가 넘고, 이런 식의 비판을 하고 있죠, 그 기사에서. 특히 전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지출이 한국보다 많은 나라는 없다, 이렇게 뼈아프게 한국의 사치 문화를 지적하고 있는 측면도 있는데요.

실제로 요즘에 결혼하려고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게 되면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되게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하려고 하면 다 기본적으로 호텔 아니면 안 되고. 예물이라든지 서로 주고받는 프러포즈 선물 같은 것들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감, 이런 것들을 청년들이 많이 느낀다라는 것은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현상이죠.

[앵커]
물론 결혼을 하면서 예물을 하고 무언가 프러포즈를 하고, 이건 부담이 느껴지는 건 사실 당연한데 이게 너무 좀 과하다. 그리고 SNS에 일종의 허례허식처럼 보인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청년들의 고민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하나만 더 보고 갈게요. 얼마 전에 일타강사로 유명한 수학강사 정승제 씨가 온라인에서 이런 문화에 대해서 질타한 게 있는데 저희가 관련 영상을 준비했거든요. 이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정승제 / 수학 유명 강사 (유튜브 '정승제사생팬') : 우리 때는 막 폐품 가져오라 그러고 막 그랬거든요. 왜? 국가가 못 사니까. 그때는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없었어. 무슨 오마카세 진짜. 인스타, 오마카세, 골프? 상상도 못 하는 일이지 정말. 페라리 우리나라에 한 대도 없었다. (그때는) 다 못 살았는데 아기는 많이 낳았거든? 근데 지금은 다 잘 사는데 왜 아기를 안 낳을까? 그게 인스타 때문이라니까. 남들이 나보다 형편이 좋은 걸로 착각하도록 만드는 인스타.]

[앵커]
SNS 속의 허영심을 질타하는 영상이었어요. 그런데 SNS라는 게 모든 일거수 일투속이 다 올라가는 게 아니라 특정인이 무언가 기억하고 싶은 찰나의 순간만 찍어서 짧은 영상으로 올리는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부분이 실제로 SNS를 통해서 비춰지는 부분들이 청년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친다라는 비판입니다. 그러니까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경제 수준이 훨씬 좋아져도 오히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건 SNS 때문이다라는 주장입니다. 동의하십니까?

[정지우]
사실 저 같은 경우도 벌써 5~6년 전에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라는 책을 써서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인스타그램은 다들 자기 인생의 가장 화려하고 값비싼 순간들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청년들 사이에 굉장히 심한 상대적 박탈감 같은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취지로 계속해서 글도 써오고 이야기도 해 오고 있는데요.

물론 인스타그램 중심의 전시 문화, 특히 전시라는 게 다른 게 아니라 각자의 가장 값비싼 순간을 전시하는 그런 문화거든요. 그러니까 소비에서의 서열을 드러내는 문화들이 너무나 노골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죠.

이런 것들이 상대적 박탈감, 요즘 말로 상박감이라고 하는데 이런 상박감들을 조장하고 있다, 이런 말에는 저도 상당히 동의하고 있는데 물론 이런 것만 가지고 이것이 저출산, 결혼하지 않는 것의 원인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면은 있지만 어쨌든 그런 문화가 상당히 청년 세대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반대로 이런 SNS에 피드를 올리는 분들 보면 내가 내 돈으로 열심히 벌어서 나를 위한 선물을 해 주고 내 돈으로 나의 인생을 즐기는 것인데 이거 한 장 올렸다고 해서 내가 왜 지탄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라고 항변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어떤 말씀 해 주고 싶으세요?

[정지우]
물론 우리가 자기 스스로의 소비 생활을 타인들에게 드러내고, 이런 것들은 당연히 문제가 안 될 수 있죠.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렇게 타인들이 소비하는 것을, 그 화려한 소비를 보고 거기에 대해서 스스로 되게 박탈감과 불안함과 도태되는 마음 같은 것들을 느껴서 강박적으로 그것들을 모두가 좇기 시작한다면 그거는 그 사람, 최초에 그걸 전시한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사회 문화 전반의 문제적인 현상으로 끌려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데 사회의 다양한 좋은 기준들이 있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꼭 아주 비싼 프러포즈가 아니더라도 되게 독창적인 재미있는 프러포즈... 이런 사회라면 그런 사회가 전부 똑같이 몇백만 원의 호텔 패키지에 다 같이 강박적으로 몰리고 있고 거기서 굉장히 불안감과 강박을 느끼고 있다면 그 사회 문화 현상 자체가 문제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면이 있다. 특정인을 비판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 문화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잠시 문화평론가님의 말씀을 듣다가 연결이 원활하지 못해서 일부 말씀은 못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시청자 여러분께 양해를 드리고, 제가 그 부분을 다시 한 번 질문드릴게요. 그러니까 이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사회문화적인 현상이 됐고 지금 우리가 기성세대로서 이들에게 좀 더 배려해야 될 부분은 단편적인 부분이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 걸쳐서 좋은 기준을 제시하고 청년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화를 조성하는 부분일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어른들이 우리 때는 말이야, 단칸방에서 시작해도 행복했어라는 라떼는 말이야는 더 이상 젊은이들에게 소구력은 없는 현실이 됐어요. 그래서 청년들에게 연애와 결혼, 출산을 선택하게 하는 기준점이 무엇이 돼야 할 것인가, 이 부분을 제시해 주시면 참 좋을 것 같거든요. 평론가님의 조언 말씀을 들을게요.

[정지우]
요즘 청년세대의 결혼관 중에서 꼭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미국 같은 데서 밀레니얼세대에서도 비슷하게 문제의식이 느껴지는 부분인데 청년세대가 결혼이라는 것을 주춧돌이 아니라 머릿돌로 생각한다는 거예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탑을 쌓게 되면 사실 가장 아래 들어가는 게 주춧돌이잖아요. 그리고 제일 위에 올라가는 게 머릿돌이고. 그런데 청년 세대는 요즘에 결혼이라니까 것을 일종의 머릿돌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다 갖춰진 다음에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지는 모든 화려한 이미지, 안정적인 기반, 집, 소득 등 모든 것이 안정된 다음에 해야만 하는 것이 결혼이다라고 믿고 있는 반면에, 기성세대는 사실 결혼을 주춧돌로 여겼다는 거예요.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평수 늘려가면 되지, 이렇게 생각했다는 건데 여하튼 요즘 세대가 어쨌든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소 완벽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거기에 대해서, 특히 이런 SNS 문화 같은 것들이 너무 화려한 최상류층의 이미지들을 너무 그 순간순간 많이 비추다 보니까 그런 식의 강박이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가 있고, 한편으로는 결혼이라는 것 자체를 너무 모든 것이 갖춰진 다음에 완벽하게 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 사람이 함께 삶을 시작하는 단계로 여길 필요가 있다. 그런 식의 태도에 있어서는 전환도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개인적으로는 갖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까 세상에 완벽한 결혼 없고, 완벽한 인생도 없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이들 소신을 갖고 자신만의 인생을 꾸려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지우 문화평론가와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정지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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