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방망이가 찌그러질 정도로..." 불법도살장에서 생긴 일 [띵동 이슈배달]

[앵커]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여러분의 일상은 어떠십니까.

일상이 공포가 될 수 있다는 걸 실감했고,

어떻게 하면 이런 범죄를 막을 수 있을까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런데요, 답을 도출하기도 전에

온라인에서는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2차 가해가 벌어졌습니다.

피의자 조선을 옹호하는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피해자를 조롱하는 댓글에 가짜뉴스까지 판을 칩니다.

사람 되기 어려워서 혹시 괴물이 된 겁니까?

경찰이 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는데, 문제는 이들을 처벌할 조항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고인과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2차 가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다 현실적인 제재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권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노약자, 어린아이, 여성은 공격하지 않았으니 가해자를 처벌하지 말자"

신림동 사건을 다룬 뉴스에 달린 댓글입니다.

심지어, "가해자지만 멋있다, 여자는 안 찌르는 상남자"라며 가해자를 옹호하기도 하는데,

이런 댓글에는 각각 '좋아요'가 3천 개 가까이 표시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까스로 목숨을 지킨 피해자를 두고 여자친구를 버리고 갔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는가 하면, 조롱하는 댓글도 잇따랐습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자신이 평소에 가졌던 약간 젠더에 대한 갈등이라든지 또는 사소한 문제를 '좋아요'나 그렇다는 댓글을 마구마구 갖다 붙이게 되면서. 결국 사건의 본질은 다른 데 있는데….]

그런데 2차 가해는 누가 보더라도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이지만,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은 개별 표현의 자유로 여겨지고, 세상을 떠난 피해자를 비난해도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특히,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허위사실일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김전수 / 형사전문 변호사 : 악플 같은 경우 모욕이나 명예훼손으로 성립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자 대상 모욕은 처벌 규정이 없어서 처벌이 안 되고요. 사자 명예훼손은 유족이 고소해야 하는데 유족이 형사상 고소를 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렵습니다.]

[앵커]
쇠로 만들어진 야구방망이입니다.

여기저기 움푹 찌그러져 있습니다.

얼마나 강한 충격이면 쇠가 이리 변했을까요.

반대로 생각해 봅니다.

이 쇠방망이가 찌그러지도록 맞은 대상은 누구인가.

불법 도살장에 끌려온 개들이었습니다.

머리가 깨지고, 눈이 찢어지고, 몸이 으스러졌습니다.

참혹한 매질의 끝은 죽음이었고,

이후엔 보신탕 업체로 팔려 나갔습니다.

동물들은 구조되는 순간에도 철창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고만 있었다고 합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경기 남양주시 사능리에 있는 불법 도살장입니다.

찌그러진 쇠방망이는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모두 구부러지고 이빨 자국이 나 있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개가 무참히 매질을 당한 것일까요.

개 농장을 운영하던 50대 부부는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로 남양주북부경찰서에 긴급체포됐습니다.

경찰과 함께 현장을 급습한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당시 도살 위기에 처한 개 19마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사진으로 보시는 백구 한 마리가 당시 구조된 개인데요.

매질을 심하게 당한 듯 눈이 부어있고 피가 흐른 상태였습니다.

구조된 개들 중 상당수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반려견이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죠.

개들은 익숙하고 포근했던 사람의 손길을 기억하고 있는데, 아이들을 버린 주인은 이들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휴가철입니다.

피서지에서의 높은 물가, 워낙 악명이 높잖아요.

다들 각오하고 물가 알아보셨을 거예요.

혹시 식사는 얼마, 숙박은 어느 정도면 감수하시겠습니까?

아낀다고 아껴서 개인 돗자리 챙겨 바닷가로 떠난 분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돗자리 하나 마음대로 못 폅니다.

자릿세가 붙는데, 그게 2만 원이나 됩니다.

자릿세 안 내려면 물놀이 허용 구역과는 먼, 해변 끝으로 가야만 한대요.

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파라솔 쓰라 이거죠.

시에서 마련한 조례는 안중에도 없는 현지 물가,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양양의 한 해수욕장.

개인용 텐트를 설치하려 하자 대뜸 자릿세 2만 원을 요구합니다.

주변 해수욕장 자릿세보다 무려 4배나 비쌉니다.

[피서객(음성변조) : 제 돗자리를 깔았는데, 2만 원을 냈고. 앞에 파라솔이랑 돗자리 있는데 빌리려면 4만 원을 내라고 하더라고요.]

[피서객(음성변조) : 편리하게 쓰려면 돈을 내고 써라. 그런데 그 돈이 너무 과도하고….]

유료 구역 파라솔과 돗자리 등의 요금도 제각각입니다.

강릉의 이 해수욕장은 평상 파라솔 사용료가 5만 원.

조례로 정한 요금보다 2만 원이나 더 올려 받는 겁니다.

[해수욕장 관리자(음성변조) : 생선 살아있는 것 만 원이라도 회를 떠서 여러 가지 하면 가격이 달라지잖아요. 그런 논리라고 봐야죠.]

[양양군 관계자(음성변조) : 마을에서는 더 많이 받고 싶어 하잖아요. 근데 작년 기준으로 해서 뭐 많이 올리지 않았어요.]

[앵커]
어디 그 뿐일까요.

이번엔 잠자리 보겠습니다.

침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 집.

하루 빌리는 데 50만 원 부른답니다.

이틀만 자도 숙박료만 백만 원이에요.

피서지에서 방 구하는 게 어려우니까 아파트며, 다가구주택에서도 집 하루 빌려주고 돈을 받는 건데요,

다 불법입니다.

게다가 불법 숙박업소는 안전점검도 받지 않거든요?

안전사고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속 현장, 계속해서 송세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강원도 한 바닷가에 있는 아파트.

단속반이 공유 숙박 앱으로 예약한 뒤 찾아가 봤습니다.

침구류는 펜션처럼 꾸며졌고, 냉장고는 텅 비어 있습니다.

하룻밤에 50만 원씩 불법 숙박 영업을 하다가 적발된 겁니다.

[김복희 / 강원도 동해시 문화관광과 : 저희가 (허가를) 내준 곳이 아니어서 기준이 되는 단독경보형 화재감지기는 없어요.]

이렇게 불법 영업하는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은 강원도 내에서만 2천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신고 펜션 업주(음성변조) : 여름 한 철인데, 좀 안 봐주세요.]

불법 숙박업소는 안전 점검을 받지 않아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3년 전 동해시에서는 미신고 숙박업소에서 가스폭발로 일가족 등 7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김효준 / 강원도 동해시 예방관리과 : 숙박시설이나 민박시설에 의무적으로 영업 신고증이나 표지판을 설치하게 돼 있고요. 이용하기 전에 그런 걸 확인하면 됩니다.]

[앵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광고입니다.

어떻게 하면 내 가게 알려서 손님을 많이 끌어모을까.

홍보가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기가 막히게 알고 광고 업체가 전화한다고 해요.

적은 비용만 내면 가게를 홍보해주겠다니 고민 끝에 계약을 했죠.

그런데 1년간 SNS에 올라온 홍보 게시글은 달랑 3개였습니다.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요구에 답을 미루던 업체는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히고 나서야 "환불해줄테니 그간의 일은 비밀로 하자"고 합니다.

제보자와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은 확인된 것만 30여 명입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6월 카페를 연 A 씨는 개업 며칠 뒤, 가게를 홍보해 주겠다는 광고 업체 전화를 받았습니다.

[A 씨 / 피해 카페 사장 :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협력센터라고, 소상공인 협력센터라고 하니까. 더 뭔가 정부에서 운영하는 믿을만한 센터구나 싶어서….]

그러나 계약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게 홈페이지 제작과 내비게이션 위치 등록 등 계약서에 명시된 활동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실망한 A 씨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더니, 업체는 3년 요금에 가까운 79만 원을 위약금으로 요구했습니다.

알고 보니 계약서에는 1년 약정이 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는데, A 씨는 계약 당시 업체에서 명확한 설명을 들은 적 없다는 입장입니다.

[광고 업체 팀장 (지난해 6월 통화 녹취) : 일반 광고회사처럼 3년을 무조건 모두 다 이용을 하셔야 된다는 의무 기간이 없기 때문에…. 별도 추가 비용이나 위약금 전혀 없이 1년간 받으셨던 혜택 그대로 양도받으시면서 취소 처리까지 모두 가능하신 내용이에요.]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유지했지만, 업체가 1년 동안 해준 거라곤 블로그와 SNS에 올린 게시글 3개가 전부.

A 씨가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하자 업체는 그제야 전액을 돌려줄 테니 그간 있었던 일을 모두 비밀에 부치자는 합의서를 제시했습니다.

[A 씨 / 피해 카페 사장 : 정말 힘들구나, 돈 버는 게. 믿을 만한 사람이 없구나. 정말 믿을 사람이 없다. 이런 생각이 들고….]

취재진은 업체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닿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