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부산 개금동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파트 7층인 집에 불이 나서 일가족 3명이 불길을 피해 발코니 밖으로 떨어졌는데요.
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숨졌고, 4살배기 아이는 크게 다쳤습니다.
가족들은 불이 나자 아이를 안고 발코니 난간에 매달렸다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7층 높이에서 불이 나면, 피할 방법은 난간에 매달리는 것밖에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만약 이 집에 '경량 칸막이'가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경량 칸막이는 옆집과 맞닿아 있는 발코니 벽을 1cm 정도 두께의 석고보드로 만들어 둔 대피시설인데요.
유사시에 몸이나 물건으로 이 칸막이를 깨고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부산 해운대 아파트에서 불이 났을 때
경량 칸막이를 부수고 불길을 피해 당시 16개월이었던 아이와 부모가 무사히 탈출했던 적이 있습니다.
새벽 시간 불이 나 이미 집안 가득 연기가 들어찬 상황에서 유일한 피난처였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전남 광양의 44층 초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났는데 엄마가 6개월 아이를 안고 경량 칸막이를 깨고 몸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3층 이상 아파트 발코니에는 이런 경량 칸막이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요.
1992년 7월 이후 지어진 아파트에 해당됩니다.
이번에 불이 난 부산 개금동 아파트는 지난 1989년 사업 승인을 받고 92년 2월에 준공해서 이 경량 칸막이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노후 아파트에는 별도의 피난 시설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그 사이 피해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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