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명수 퇴임·이균용 불투명...사법부 수장 '공백' 현실화

2023.09.22 오후 06:03
25일 새 대법원장 임기 시작…후임자 임명 안 돼
본회의 일정 불투명…초유의 사법부 ’수장 공백’
대법원장이 재판장 맡는 전원합의체 차질 불가피
[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이면서 불똥이 사법부로 튀었습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 일정이 불투명해 오는 24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퇴임하면 사법부 수장 공백을 피할 수 없는 겁니다.

홍민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임기 만료를 이틀 앞두고 열린 퇴임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 행정권 축소를 성과로 꼽았습니다.

다만,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해선 충실한 심리 역시 중요하다고 반박하며, 사법부에 격려를 보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 정의의 신속한 실현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이지만,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는 우리의 방향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김 대법원장 임기는 오는 24일 자정까지로, 25일 0시부턴 새 대법원장이 바통을 이어받아야 합니다.

당초 국회는 25일 본회의에서 후임으로 지명된 이균용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본회의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초유의 사법부 수장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대법원장이 공석일 경우, 현행법상 가장 임기가 오래된 안철상 대법관이 권한 대행이 됩니다.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 당장 대법관 13명이 참여해 하급심 판단 기준이 되는 전원합의체 판결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권한 대행이 재판장으로 심리를 이끌 수 있단 견해도 있지만, 대법원장이 빠진 전원합의체 판결은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 후보자가 내세운 사법부 해결 과제 역시,

[이균용 / 대법원장 후보자(지난 19일 국회 인사청문회) : 사법부의 최우선 과제인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판의 지연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대법원장이 아닌 권한 대행으로선 문제 해결보다 '현상 유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단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더욱이 공백이 장기화하면 내년 1월 1일 임기를 마치는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제청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습니다.

대법관에 대한 제청권은 헌법상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으로, 권한 대행이 대법관 후보자를 직접 제청한 사례는 없습니다.

또, 대법원 규칙 제정이나 내년 2월 예정된 법원장 인사 등이 도미노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둘러싼 정치권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는 한, 수장 공백으로 인한 사법부 혼란은 한동안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촬영기자;최성훈
영상편집;마영후
그래픽;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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