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정부 다세대주택 통으로 전세사기 의혹..."'업 계약서'로 매매 권유"

2023.11.10 오전 05:37
[앵커]
전세 사기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다세대주택 수십 채를 소유한 임대인이 몇 달째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세입자들에게는 '업 계약서'를 쓰고 전세 가격에 물건을 팔아 매매가 고가에 이뤄진 것처럼 꾸미려 한 정황도 있습니다.

윤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A 씨의 전세 계약 기간은 지난 4월 만료됐습니다.

육아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이사를 준비했지만, 전세보증금 2억4천만 원을 9개월째 돌려받지 못하면서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습니다.

[A 씨 / 전세 세입자 : 지금 집이 안 나가고 있으니까 좀 기다려달라, 저희만 먼저 나가게 해주겠다고 말씀하셔서 믿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계속 연락도 없으셨고….]

옆 건물 전세세입자도 몇 달째 전세보증금 1억9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마음만 졸이고 있습니다.

[B 씨 / 전세 세입자 : 나아지면 이제 금방 될 거라고 해서 그 말만 제가 어쩔 수 없이 믿고서 기다리는 상황이라 마음이 불안해서….]

건물 1개 동에 거주하는 집만 20여 세대, 이들이 묶인 전세보증금은 50억 원에 달합니다.

다세대주택 2개 동을 소유한 임대인은 홍 모 씨,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는 친오빠가 맡고 있습니다.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이 많아 어쩔 수 없다는 말만 세입자들에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홍 모 씨 / 임대인 친오빠 : 경매 들어가면 당연히 집값 떨어질 거고 저희도 못 주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파산을 해야지. 저희가 없는 돈을 어떻게 줍니까.]

심지어, 친오빠 홍 씨가 운영하는 분양사무소에서 세입자들에게 '업 계약'으로 집을 사라고 권유한 정황도 있습니다.

실제론 전세가에 물건을 넘기되, 계약서상으론 매매가를 수천만 원 더 비싸게 쓰자고 한 겁니다.

전세가와 매매가 차액을 한 번 입금해주고 되돌려주는 식으로 기록을 남겨야 안전하다고도 설명합니다.

[분양사무소 관계자 : 돈이 안 왔다 갔다 거리면 이거 나중에 탈세로 걸릴 수가 있으니까 제일 안전한 거는 여유가 되시면은, (차액을 주라는 거네요?) 4천만 원을 줬다가 제가 다시 돌려드리는데.]

집이 비싸게 거래된 것처럼 꾸며 전세 가격이나 매매 가격을 시세보다 높이려는 수법으로 풀이됩니다.

홍 씨는 YTN과의 통화에서 업 계약이 실제 이뤄진 건 없다며,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증금 반환이 기약 없이 미뤄지자, 피해자들은 홍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촬영기자 : 강보경
그래픽 : 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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