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무원의 기강해이를 어디까지 이해하면 좋을지 몰라서 함께 고민해주십사 이 사건 보도합니다.
앞서 중앙부처 소속의 7급 공무원이면서도 상상을 뛰어넘는 노출 방송을 했던 BJ, 기억하실 겁니다.
수위가 너무 높아서 차마 방송에는 전부 다 내보내지도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7급 공무원입니다.
사무실에서, 그것도 업무 중에 인터넷 방송을 했는데요,
정부 문서도 노출하고, 공무원증도 노출하고,
신체도 노출했습니다.
사무실, 화장실.
장소를 가리지도 않았습니다.
하라는 업무는 안 하고 노출 방송을 한 여성에게 내려진 징계는 정직 3개월뿐입니다.
징계가 끝났는데, 지금은 병가 내고 사무실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가, 얼마나 아파서 출근을 못 하시는지 안부가 궁금한데요.
쾌차하시고, 다 나으면 꼭! 출근하셔서 본인이 저지른 일 수습하시기 바랍니다.
권준수 기자입니다.
[기자]
평범해 보이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여성.
사실은 몰래 인터넷 방송을 켠 겁니다.
업무를 이어가나 싶더니 갑자기 신체를 노출하기 시작합니다.
이 20대 여성은 다름 아닌 중앙부처 7급 주무관!
심지어 방송 도중 정부를 상징하는 태극 문양이 찍힌 문서도 작성하고,
공무원증을 목에 거는 모습도 그대로 보입니다.
책상 옆에 부처 조직도가 방송에 고스란히 노출돼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노출 방송은 업무시간 화장실로 옮겨가며 계속 이어졌습니다.
[국민신문고 신고자 : 수위가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통상적인 방송이 아니라는 생각에 좀 의아했고 당황스러웠고요. 이런 방송을 하는 게 공무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위 같아서….]
한 번 방송에 적게는 백 명, 많게는 3백 명 가까운 시청자가 공무원의 은밀한 행각을 지켜봤습니다.
여성 공무원이 몸담은 부처는 국가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곳으로,
이런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국민신문고 제보로 뒤늦게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한만목 / 공인노무사 : 공무원이 업무시간에 업무에 집중하지 아니하고 이런 성인방송을 찍었을 경우에는 그것은 단순한 기강해이를 넘어서서 실질적으로 공직사회 평판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정부 부처는 이 공무원이 수익을 창출한 점은 확인하지 못해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으로만 처벌했고, 징계 수위는 규정에 맞게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만큼 치안 좋은 곳도, 양심 넘쳐나는 곳도 없다고 하잖아요.
커피숍에서 노트북 두고 화장실 다녀와도 그대로 있고, 지하철에서 가방 문 활짝 열려 있어도 도난은커녕,
"저기요, 가방 열렸어요."
이렇게 알려주는 게 K-오지랖이자, 양심입니다.
그런데 이 자부심을 노리고 한국인을 기만한 러시아인들이 있더라고요?
소매치기하겠다고 굳이, 굳이 러시아에서 건너왔습니다.
소매치기범 입장에서 보면, 그래요, 코리아 지하철 안이 노다지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모두가 정신없는, 역사가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를 노렸습니다.
그런데 이건 생각 못 하셨나 봐요?
이런 치안이 어떻게 생겨났겠습니까.
손보다 더 빠른 게 경찰의 눈입니다.
경찰 수사망에 딱 걸린 러시아인들을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외국인 남녀가 다른 여성 승객 한 명을 사이에 두고 지하철에서 내립니다.
외국인 여성이 앞에서 옷을 여미는 척 시간을 끄는 찰나, 뒤따르던 외국인 남성이 가방에 손을 쑥 집어넣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3명으로 구성된 소매치기단은 피해자가 바로 내리지 못하도록 막는 '바람잡이', 주변 사람들 시선을 돌리는 '안테나'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소매치기를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와 보름 동안 집중적으로 돈을 훔친 뒤 러시아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기창 / 서울청 지하철수사계장 : 외국인 3명이 피해자의 지갑을 몰래 훔치는 장면을 확보 후 이들에 대한 범행 전후 CCTV 분석 및 잠복 수사로 지하철로 이동 중인 피의자들을 현장에서 긴급체포한 것입니다.]
경찰은 3인조 소매치기단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기고 검거 당시 소지품에서 나온 현금과 백화점 상품권 7백여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앵커]
중고거래사이트 보면 상품권을 팔고 사는 글들, 꼭 있습니다.
상품권 사기가 하도 많아서 판매자들도 상품권 바코드를 일부 가리고 올리고는 합니다.
그런데 무용지물이래요.
바코드를 아예 올리지 마십시오.
이 남성의 수법을 보니, 컴퓨터로 못 하는 게 없었네요.
바코드가 가려진 글들만 골라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복원했고,
이렇게 3천만 원어치나 훔쳤습니다.
판매자는 상상이나 했겠어요?
눈 뜨고 코 베인 겁니다.
잡고 보니 하는 말, 상품권을 수집하고 있었대요.
거짓말도 창의적입니다.
어디, 정신머리는 어떻게 컴퓨터로 복원이 안 됩니까?
안동준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상품권 무인 교환기 앞으로 다가옵니다.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바코드를 찍자 교환기에서 실물 상품권이 착착 나옵니다.
무단 도용을 막기 위해 판매자가 색을 칠해 가려놓은 바코드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몰래 복원한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1년 6개월 동안 서울과 경기 일대 백화점 등을 돌며 A 씨가 실물 상품권으로 교환한 상품권은 무려 3천만 원어치에 달합니다.
[모바일 상품권 무단 도용 피해자 : 어이가 없었어요. 바코드도 제가 반을 잘랐었어요. 다 지운 것도 아니고 반을 자르고 위에 거를 지운 거였는데 이 사람이 다 살린 거죠.]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수집벽이 있어 상품권을 모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백만 원어치는 실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정치 / 서울 광진경찰서 사이버범죄 수사1팀장 : 이런 기술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복원해서 범행에 이용할 수 있으니 중고 거래를 할 때 바코드를 아예 게시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압수한 실물 상품권 일련번호를 역추적해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 130명에게 상품권 천3백만 원가량을 돌려줬습니다.
[앵커]
초록불이 켜진 횡단 보도입니다.
새벽 예배를 보고 귀가하던 여성 세 명이 돌진하는 차량에 치어 숨졌습니다.
피해자들이 중간 정도 왔으니 초록불이 켜진 지도 꽤 된 셈입니다.
그럼 자동차 신호는 분명 빨간색이었텐데,
사고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도, 멈춰 서지도 못했습니다.
82살 어르신의 질주였습니다.
음주운전도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운전자 과실이라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 왕복 6차선 도로.
횡단 보도 신호가 빨간불에서 푸른색으로 바뀌고, 기다리던 행인 3명이 도로를 건넙니다.
도로를 절반 정도 건널 때쯤 차 한 대가 그대로 행인들을 덮칩니다.
사고가 난건 오전 6시 45분쯤.
82살 A 씨가 몰던 차량이 횡단 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들이받았습니다.
사고 충격으로 보행자들은 수십 미터를 날아갔습니다.
70대 B 씨 등 여성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모두 숨졌습니다.
[피해자 지인 : 새벽기도 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그랬다고. 새벽기도 올 때 그랬으면 바빠서 신호 위반하고 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집에 가는 길인데 신호위반 할 리도 절대 없거든요.]
경찰은 80대 고령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라며,
매년 2%대에 불과한 고령 운전자 면허증 자진 반납을 늘릴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금년도에 (춘천지역)교통사고 사망사고 내셨던 분 중에 두 분 정도가 고령자이신 분들이 좀 있으셨는데 고령자분들의 운전면허 반납 제도가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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