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간이 미안해"...'웅담 채취' 곰들에 안식처 제공

2023.11.25 오전 07:41
국내에도 사육 곰 보호시설 도입 예정
서천 옛 장항제련소 주변 자연복원 일환으로 추진
2025년 운영 시작 목표…사육 곰 70여 마리 수용
정부 2026년 곰 사육 종식 목표…특별법 추진 중
[앵커]
웅담 채취를 위해 비좁은 철창에서 고통받는 사육 곰들에게 편안한 보금자리가 생길 예정입니다.

자연과 비슷한 환경으로 최대한 원래의 습성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튼튼한 우리의 철문을 들어 올리자 검은색 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밖으로 나올까 말까 잠시 망설이더니 첨벙거리는 물소리를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한국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길러지던 사육 곰 22마리가 미국의 야생동물 보호시설에서 새 보금자리를 얻는 순간입니다.

뒤뚱거리며 어색하게 걷는 이유는 바닥이 철망으로 된 이른바 '뜬장'에서만 평생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한 달가량 적응 기간을 가진 뒤 지금은 자연과 비슷하게 조성된 넓은 공간으로 나가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조희경 / 동물자유연대 대표 : 부상을 입었거나 해서 다시 야생으로 못 보내는 그런 동물들이 생추어리(야생동물 보호시설)로 가기도 하고 사육 곰처럼 아예 인간에 의해서 태어나 가지고 인간이 주는 밥만 먹고 살아온 경우는 야생에 가서 적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동물들 인간이 사육하고 했던 그런 야생동물들을 생추어리에서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육 곰들이 비좁은 철창을 벗어나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곳이 국내에도 생깁니다.

충남 서천에서 예전 장항제련소 주변을 자연 습지와 생태 숲으로 조성하며 사육 곰 등 야생동물 보호시설도 만드는 것입니다.

계획대로 오는 2025년 말 문을 열면 사육 곰 70여 마리가 이곳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조성룡 / 서천군청 기획예산담당관 : 인근에 있는 구례 야생동물 보호시설을 견학한 이후에는 주민들께서 안전하다는 생각을 좀 했고 거기서 긍정적으로 우호적으로 많이 돌아섰습니다. 그래서 이 시설이 향후 우리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주민들도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 공감하고 계십니다.]

전남 구례군에 들어설 시설까지 합치면 사육 곰 130여 마리를 보호시설에 수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사육 곰이 300여 마리로 추산되기 때문에 공공이 아닌 민간 차원의 보호시설 운영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는 2026년에 곰 사육 종식을 목표로 사육 곰 농가의 폐업을 유도하고 있고 국회에선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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