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7월 YTN이 단독 보도한 청량리4구역 재개발 비리와 관련해 전·현직 공무원도 연루됐단 의혹이 새로 나왔습니다.
관할 구청에서 일한 공무원들이 분양권을 얻은 과정도 수상하지만, 재개발 추진위원장이 임의로 평수까지 넓혀준 정황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권준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여름부터 입주가 시작된 청량리4구역 주상복합단지입니다.
65층짜리 초고층 높이에 높은 수익성으로 주목받은 곳이지만, 동시에 사업을 둘러싼 비리로 20년 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두 달 전에는 재개발 추진위원장이 분양권 특혜 제공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습니다.
[최 모 씨 / 재개발 조합원 : (어떤 비리가 가장 심했다고 보이세요?) 특혜 분양이 가장 심하고요. 각종 향응을 제공하고 또 그 뒤로 결탁해서 뭐 어떻게 개인적으로 자기네끼리 쑥덕쑥덕했으니까.]
그런데 이 과정에 전·현직 공무원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2017년 본격적인 철거와 함께 재개발 공사가 시작될 무렵, 관할인 동대문구청의 주택과장 최 모 씨는 어머니 명의로 분양권을 받았습니다.
동대문구청 도시정비과장으로 퇴직한 전직 공무원 양 모 씨도 같은 시기에 분양권을 확보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정식으로 신고되지 않아 실제 있었는지 확인도 어려운 무허가 건물을 사들인 뒤 이를 근거로 분양권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업무를 맡은 인물들입니다.
분양 과정에 특혜가 의심되는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분양자 명단을 확인해봤더니 원래 오피스텔을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평수가 더 넓은 아파트를 받았다는 겁니다.
[김 모 씨 / 청량리4구역 재개발 조합원 : 총회 책자를 계속 면밀하게 살피는 과정에서 분명히 오피스텔이었는데 공동주택으로 바뀌어 있어요. 절차 위반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절차가 없었거든요.]
두 전·현직 공무원은 절차상 위법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본인의 가족이 분양받은 건 맞지만 자신이 직접 개입하진 않았다거나,
지인에게 무허가 건물을 샀는데 당시 법이 바뀌면서 분양권을 받게 됐다며 운이 좋았던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담당 구청은 분양 과정이 합법적인지 살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지윤기 / 동대문구청 주거정비과 : 분양대상자에 대한 건 구체적으로 확인하진 않았죠. 아무래도 저희가 (재개발) 추진위에서 올린 걸 일일이 현장을 간다든가 확인하기는 어렵죠.]
현재 매매가를 기준으로 볼 때 분양권을 받은 공무원들이 거둔 시세차익만 최소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이들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자 수익을 얻었는지, 재개발 추진위원회와 숨겨진 거래가 있었던 건 아닌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윤소정
그래픽;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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