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진그룹 사옥 매입에 계열사 동원...'사익 편취' 의혹에 묵묵부답

2024.02.05 오전 07:10
[앵커]
YTN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유진그룹 총수 일가가 과거 계열사들을 동원한 7백억 대 사옥 매입을 통해 사익 편취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금 능력이 없는 사실상 유령 계열사를 통해 막대한 임대 수익을 올리면서도 유진 측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진그룹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으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생명인 방송사의 최대주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자리한 유진그룹 사옥입니다.

유진투자증권과 유진기업 등 핵심 계열사들이 이 건물에 입주해 있습니다.

15층짜리 여의도 사옥은 지난 2015년 천안기업이란 소규모 법인이 750억 원대에 매입해 매년 70억 원 안팎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공개된 천안기업의 재무상황을 살펴보던 금융감독원은 의심쩍은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YTN이 확보한 2018년 당시 금감원 자료입니다.

건물 매입 당시 천안기업은 자본금이 2억 원, 자산은 14억 원 수준,

개인 사업자인 천안기업의 경영 상황을 보면 자체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유경선 회장 일가가 7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다 보니, 계열사의 부당 자금 지원이 있었을 거라 의심한 겁니다.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 : 그런 능력이 없잖아요. 일단 돈을 빌려줄 회사가 없을 텐데. 그래서 여러 가지 방식의 부당지원이 결합할 수 있는 거래 구조로 보이고요.]

몸집보다 3백 배 이상의 돈은 어디서 났을까.

이들은 이른바 총수익스와프, 'TRS' 계약을 맺었습니다.

자금력이 있는 유진기업이 보증을 서고, 천안기업이 다른 투자자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입니다.

천안기업은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이후 증자까지 나서며 7백억 대 거액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유진그룹 사옥의 수십억 원 임대료는, 천안기업의 최대주주였던 유 회장 일가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됐습니다.

금감원 자료를 넘겨받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익 편취' 혐의로 천안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당시 정식 신고가 없어 본격 조사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2018년 대기업에 처음 이름을 올린 유 회장 일가도 천안기업 지분을 발 빠르게 20% 이하로 낮추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해갔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익 편취 감시망이 강화되면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총수 일가에 수익을 몰아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정도진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 전혀 불가능하죠. 건물을 사면서 그런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킨다는 건. 일상적인 경영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거고. 지배구조를 보면 당연히 뭐 충분히 의심은 가죠. 참 한계죠. 법의 한계.]

현재 천안기업 대표는 유 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진구 유진그룹 혁신기획실장이 맡고 있습니다.

김 실장은 유진그룹이 YTN 인수를 위해 자본금 천만 원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유진이엔티 대표도 겸하고 있습니다.

YTN은 유진기업 측에 천안기업과 TRS 계약을 맺은 이유와 관련 입장 등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YTN 김영수입니다.

촬영기자 : 진형욱
그래픽 : 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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