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불교계와 시민단체 반발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시민들 목소리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윤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송현동에 있는 광장입니다.
지난 1997년 미국에 반환받았고 기업 손을 거쳐 2년 전 서울시가 넘겨받아 공개했습니다.
전체 넓이만 3만7천여㎡, 서울 광장의 3배에 달합니다.
"열린 송현광장은 경복궁 동쪽과 바로 맞닿아 있습니다.
근처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있고 인사동과도 가까워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이곳에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세훈 / 서울시장 (지난달 23일) :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제일 높게 논의되는 데가 송현동 공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요. 이승만 전 초대 대통령님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등이 상영이 되고 하는 것이 이제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일종의 공론화(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열린 송현광장에는 이건희 미술관만 짓고 나머지는 녹지 공간으로 남기겠다던 애초 공언을 오 시장 스스로 뒤집은 겁니다.
불교계는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에 특정 종교에만 특혜를 줬고,
1954년에는 '정화 유시'로 불교계에 갈등을 일으켰다며 서울시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까지 경고했습니다.
진보 진영의 시민단체 역시 1인 시위에 나서며 반대했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반민특위를 해산하면서 친일파를 재등용한 점을 지적하며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인 4·19 혁명을 촉발한 인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기념관 건립을 놓고 시민들 반응도 엇갈립니다.
[홍성기 /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 물론 과가 있죠. 근데 과보다도 과가 3이면 공은 7입니다. 당연히 기념관을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유빈 /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 아직 피해자들이 버젓이 살아 있는 2024년에 제대로 된 보상도 아직 못 받은 거로 알고 있는데 시민들의 공간에서 그런 사람을 기념한다는 게 당연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서울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하지만,
정치적으로도 첨예한 논쟁거리인 만큼 4월 총선을 앞두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논란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그래픽 : 김진호
화면제공 : 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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