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료계 집단행동을 수사해온 경찰이 한 달 넘도록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속도를 내겠다던 수사 초기와 달리, 최근 들어선 속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하는데, 정부 대응에 발을 맞춘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조짐은 지난 2월부터 보였습니다.
당시 경찰은 고발이 있으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면서 엄정 대응 기조를 강조했습니다.
체포영장과 구속수사라는 말이 경찰청장 입에서 나올 정도였습니다.
지난달 3일 의사협회 집회 땐 서울 경찰을 총괄하는 청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했습니다.
[조지호 / 서울경찰청장 (지난달 3일) : 경찰은 가용 수사력 총동원해서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초기 경찰 수사는 빨랐습니다.
정부 고발 사흘 만에 의사협회를 압수수색 했고 8일 만에 집행부를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많게는 5차례나 소환된 관계자도 있습니다.
[박명하 /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 (지난달 22일) : 직접적인 증거가 있었으면 수사는 조기에 종료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게 없기 때문에 5차 (소환조사)까지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첫 소환 조사 이후 한 달이 훌쩍 넘도록 수사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업무방해 혐의를 어디까지 적용할지, 또 어떻게 입증할지 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한꺼번에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직접 수사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사직을 부추긴 인물들에 대해서만 어떻게 수사를 해야 할지, 공개적으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강 대 강'이던 의정 갈등 양상이 조금 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지난 5일) : 정부와 전공의는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하겠습니다.]
물론, '수사는 수사대로 간다'는 게 경찰의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의협 집행부 사건 결론을 놓고 숙고하면서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는 열쇠인 전공의들에 대한 수사에는 여전히 소극적입니다.
고발이 없었다는 게 이유로, 인지 수사 가능성도 현재로썬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전공의 집단행동을 둘러싼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영수입니다.
영상편집;변지영
디자인;지경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