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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정의구현'인가? 경남 밀양 성폭행 2차 피해 우려 [앵커리포트]

앵커리포트 2024.06.07 오후 12:33
핫한 이슈를 전문가에게 묻습니다.

이슈콜입니다.

최근 한 유튜버가 2004년 발생한 밀양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 가운데 일부의 근황과 신상정보를 공개하면서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적제재라는 비판 속에도 해당 유튜버가 큰 호응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피해자 측이 동의했다'고 밝힌 데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 입장이 나왔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보도자료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피해자 측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대체 누구를 위한 정의구현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피해자 측은 영상이 올라오기 전에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고 사전 동의에 대한 질문조차 받은 적이 없습니다.

유튜버의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피해자 측이 영상 삭제를 요청한 가운데, 일부 영상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대부분 그대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 측 의견을 고려하지 않은 사적 제재.

전문가들은 우려와 함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20년 지나고 난 상태에서 아마 피해자 가족들이 그때의 상황을 다시 회상하고 떠올리게 되는, 그래서 또 다른 2차 피해자화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사적제재를 통한 여러 부작용도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한 네일숍 운영자가 가해자의 여자친구로 지목돼 피해를 보자 유튜버는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신상을 공개한 지 사흘 만에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본 겁니다.

정의 구현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수익화라는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은의 / 성범죄 사건 전문 변호사 : 피해자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 행위를 하면서 ‘정의 구현이다. 사회정의를 구현한다' 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변명이다. 돈벌이 하고 어그로 끌면서 마치 피해자를 위한 것처럼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사적제재는 오히려 가속화 하는 모양새입니다.

또 다른 유튜버도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시작한 건데요.

오늘 오전까지 총 2명의 유튜버가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5명의 신상을 공개했고 모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의 구현이란 명분은 갈수록 흐려지는 가운데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만 짙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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