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7월 20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들 팩트 체크해보는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 체커와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 네 안녕하십니까?
◇ 최휘 > 오늘 주제는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인데요. 지난주에 전동 킥보드 관련해서 큰 사고 소식이 전해졌어요.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16일 전해진 소식인데요. 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60대 남편 a씨와 아내 b씨가 뒤에서 달려온 전동 킥보드에 치여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9일 만에 아내 b씨가 숨졌다고 합니다. 남편 a씨는 여전히 치료 중이고요. 부부를 들이받은 전동 킥보드에는 고교생 2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이들은 자전거를 피하려다가 사고가 났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학생들은 헬멧도 착용하지 않은 채 2명이 킥보드 한 대에 탔다고 합니다.
◇ 최휘 > 정말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전동 킥보드 관련한 사고가 잊을만하면 들려오고 있는데 전동 킥보드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그렇게 많다고요?
◆ 선정수 > 공유 서비스를 비롯해서 수많은 전동 킥보드가 운행 중인데요. 우리 안전과 직결됐지만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먼저 이 사고를 통해서 배울 점을 짚어볼 텐데요. 이 사고 소식에서 뭐가 좀 이상한 것 같으신가요?
◇ 최휘 > 일단 기본인 헬멧을 쓰지 않았고 또 킥보드 1대에 2명이 함께 타고 있었다는 것도 잘못됐네요.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전동 킥보드를 탈 때는 헬멧을 꼭 착용해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50조 4항은 자전거 등의 운전자는 자전거 도로 및 도로법에 따른 도로를 운전할 때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인명보호장구를 착용하여야 하며, 동승자에게도 이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렇게 정합니다. 여기서 자전거 등은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를 말합니다.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인명보호장구란 승차용 안전모, 즉 헬멧을 의미하고요. 개인형 이동장치인 전동 킥보드를 탈 때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범칙금 2만 원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동 킥보드에 2명이 타는 것도 위법 행위인데요. 도로교통법은 전동 킥보드의 정원은 1명으로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승차 정원을 초과해서 동승자를 태우고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는 행위도 범칙금 4만원 부과 대상입니다.
◇ 최휘 > 헬멧 착용은 기본 한 대에 1명씩 타야 합니다. 전동 킥보드가 공원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이런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우리가 공원에 가면 전동 킥보드를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거든요. 이건 어떻습니까?
◆ 선정수 > 네 저도 굉장히 많이 봤는데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그리고 그 하위 법령에 따르면 도시공원과 녹지에서 동력 장치를 이용해서 차도 외의 장소에 출입하는 행위 이게 금지됩니다. 일산호수공원은 도시공원에 해당되기 때문에 여기에서 전동 킥보드를 운행하는 행위는 위법인 거죠. 그래서 과태료 5만 원 부과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이 일산호수공원 곳곳에 전동 휠, 전동 킥보드 출입금지 이런 현수막이 굉장히 많이 붙어 있고요. 그리고 이 학생들은 운전면허를 소지하지 않았다고 전해지거든요. 개인형 이동장치에 해당하는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려면 원동기 장치 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가 필요합니다. 원동기장치 자전거 면허는 125cc 이하의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면허입니다. 2종 보통, 1종 보통 이런 자동차 면허를 취득하면 원동기 장치 자전거 면허를 따로 취득하지 않아도 전동 킥보드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은 아무런 면허가 없었단 말이죠. 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를 운전할 경우에는 10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또 13세 미만 어린이가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게 되면 그 부모에게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됩니다.
◇ 최휘 > 그렇군요. 저는 며칠 전에 인도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 2명이 킥보드 한 대에 타고 가다가 행인과 충돌할 뻔한 순간을 목격했거든요. 다행히 사고는 없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공원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인도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건 어떻습니까?
◆ 선정수 > 인도는 사람이 다니라고 만들어 놓은 길이잖아요.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는 곳에서는 자전거 도로로 통행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전거 도로가 없고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라면 차도에 가장 오른쪽 차선으로 통행을 해야 합니다. 자전거 도로가 있더라도 안전표지판 등으로 전동킥보드 통행을 금지시킨 곳에서는 운행하면 안 됩니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인도로 통행하다가 단속되면 범칙금 3만 원이 부과됩니다.
◇ 최휘 > 자전거 도로로 다녀야 하는군요. 없다면 차도 오른쪽 차선으로. 그런데 이 차도를 달리기는 사실 무섭고 자전거 도로는 따로 없으니까 인도로 다니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 선정수 > 네 심정은 이해가 되는데요. 그런데 현행법상으로는 명백한 불법입니다. 차도로 다니기 무섭다는 분은 전동 킥보드를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인도로 전동 킥보드의 통행을 막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번 사고처럼 전동 킥보드가 보행자와 부딪힐 경우에 보행자는 물론 전동 킥보드 운행자까지 크게 다치기 때문인데요. 같은 이유로 자전거나 오토바이의 인도 통행도 금지하고 있는 것이죠. 보행자 보호가 우선이니까요.
◇ 최휘 > 오토바이는 물론 자전거도 인도로 다니면 단속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그럼 어린이들이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도 단속 대상인가요?
◆ 선정수 > 그건 아닙니다. 도로교통법은 자전거 통행 방법의 특례를 정하고 있는데요.
어린이, 노인, 그 밖의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신체장애인이 자전거를 운전하는 경우에는 인도 통행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른은 안 돼도 어린이는 된다 이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고요.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를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뭐라고 하지 말고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13세 미만 어린이들이 전기자전거를 타는 것은 전동 킥보드와 마찬가지로 부모님이 과태료를 부과받게 돼 있습니다.
자전거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이용해서 도로를 횡단할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자전거를 끌거나 들고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하고요. 자전거는 길 가장자리 구역으로 통행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보행자의 통행에 방해가 될 때는 서행하거나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우리 동요의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런 노래 있잖아요. 이 노래가 이제 시대에 안 맞게 된 거죠. 보행자 우선 잘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자전거 탔으니까 높이 보이고 씽씽 달리고 싶다고 해서 보행자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 이런 뜻이죠.
◇ 최휘 > 지금 여러 가지 지켜야 할 사항들을 쭉 정리를 해 주셨는데 다시 전동 킥보드로 돌아가 보면요. 전동 킥보드로 인한 교통사고가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늘었나요?
◆ 선정수 > 도로교통공단이 집계한 통계 자료를 살펴봤는데요.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건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2017년 117건이던 사고 건수는 2020년에 897건, 2021년에는 1735건, 2022년에는 2386건으로 늘어나서 6년 만에 20배 이상 늘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5,018건의 사고가 발생해서 55명이 숨지고 5,570명이 다쳤는데요.
특히 날이 따뜻해져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 사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가해자 연령별로는 2022년 기준 19세 이하가 1032건으로 가장 많았고요. 전체의 43.2%를 차지했습니다.
◇ 최휘 > 사고 건수가 6년 만에 20배 이상 늘었어요. 굉장히 많이 늘어났는데 이렇다 보니까 전동 킥보드의 제한 속도를 낮추자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 선정수 > 정부는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예방을 위해서 현행법상 시속 25km인 개인형 이동장치 최고속도를 시속 20km로 제한하는 시범 운영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이 시범 운영은 총 10개 대여 업체가 참여하는데요. 이달부터 올해 12월 말까지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2022년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운행 속도를 시속 25km에서 시속 20km로 늦추면 정지거리는 26%, 충격량은 36%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반영한 겁니다. 최고속도 하향이 사고 및 인명피해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최휘 > 속도 꼭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제한 속도를 낮추는 조치가 안전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면 좋겠네요. 또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지켜야 할 게 개인보호장구 착용이죠.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3년 교통문화지수 실태 조사를 했는데요.
이 결과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의 안전모 착용률은 15%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주행 도로 준수율은 40%에 그쳤고요. 그래서 경찰청을 중심으로 안전모 미착용, 무면허 운전, 주행도로 위반, 2인 이상 탑승 등 주요 안전수칙 위반 행위에 대해서 다음 주까지 2주간 계도 홍보 기간을 거쳐서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 동안 집중 단속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특히 개인형 이동장치의 주 이용층인 10대와 20대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고요. 2022년부터 최근 2년 동안 10대와 20대의 사고 발생률을 합하면 전체 사고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69.6%나 된다고 합니다.
◇ 최휘 > 그렇군요. 또 봐야 할 게 앞서 말씀해 주셨듯이 전동 킥보드는 운전면허가 있어야지만 운전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데 우리가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유 서비스에서 빌릴 때 면허증이 없어도 빌릴 수 있지 않나요?
◆ 선정수 > 우리가 렌터카를 빌릴 때 면허증을 반드시 제시를 해야 하잖아요. 근데 렌터카 업체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전동 킥보드 대여 업체들은 이런 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그래서 업체들은 면허증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전동 킥보드를 빌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면허증 인증을 하도록 요구는 하고 있는데 다음에 할게요 이걸 누르면 그냥 빌릴 수 있는 이런 방식인 거죠. 그래서 법 개정을 통해서 전동 킥보드 대여 과정에 면허증을 인증하도록 의무화하고 무면허 운전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최휘 > 그러니까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이 전동 킥보드 탄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게 안 되는 거죠? 원래는
◆ 선정수 >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라도 16세 이상부터는 원동기 면허를 딸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교복 입은 학생이라도 원동기 면허가 있으면 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탈 수 있는 거고 운동기 면허가 없다면 탈 수 없는 거죠.
◇ 최휘 > 면허증 인증이 의무화 좀 돼야 될 것 같아 보입니다. 이 전동 킥보드가 사실 안전수칙만 잘 지키며 이용하면 굉장히 빠르고 또 편리하고 값싼 이동 수단이 될 수 있을 텐데 오늘 말씀을 듣다 보니 생각난 게 음주 후에 타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이거 너무 위험할 것 같아요. 어쩌다 이렇게 전동 킥보드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걸까요?
◆ 선정수 > 전동 킥보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로가 마땅치 않아서 그런 측면이 가장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존 자동차 중심의 도로 체계는 그냥 그대로 두고 이 개인형 이동장치를 양성화했죠. 그래서 우후죽순 도로에 전동 킥보드가 다니기 시작을 했고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차도로 다니기는 위험하다고 느끼는 이용자들이 인도로 올라오기 시작했고요. 면허 없는 사람들, 그리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사람들까지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겁니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이용이 늘다 보니까 필연적으로 사고가 늘어나게 된 거죠. 그리고 인도에 널브러져 있는 전동 킥보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 업체들이 그냥 깔아놓기만 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거죠. 총체적으로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위험 덩어리가 된 셈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폐지 목소리가 굉장히 거세게 분출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들은 전동 킥보드에 쏠리는 불편한 시선을 깨닫고 자정에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국회의 보행자와 전동 킥보드 이용자 모두 안전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 이것도 필요할 것 같고요.
◇ 최휘 > 동네 공원을 산책하던 분들이 뒤에서 들이닥친 전동 킥보드에 맞춰 세상을 떠난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희생을 계기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일어나서 이런 가슴 아프고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또다시 되풀이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 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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