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 얼차려를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이 유족에게 당시 상황을 축소해 설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중대장은 유족에게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는데, 이후 경찰 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중대장이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 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표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5월 23일 완전군장을 하고 연병장을 뛰는 군기훈련을 받던 박 모 훈련병이 쓰러진 다음 날, 신병교육대 중대장 강 모 대위가 유족과 만났습니다.
유족이 당시 상황을 묻자 중대장은 훈련병들에게 연병장을 세 바퀴 돌라고 지시했다고 말합니다.
"(애들이 운동장을 돈 거에요? ) 그 떄 제가 지시한 건 3바퀴였습니다."
훈련병을 선착순으로 빨리 달리게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선착순은 없었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 빠른 속도로 저기를 했나요? 그거 뭐야 선착순처럼 이런 식으로 돌렸나요?) 아닙니다. 쓰러질 당시에 선착순 이런 거 시키지 않았고, 그냥 열에 맞춰서 돌리게 하고 선착순 시키지 않음. (그러면 속도는 어느정도?) 속도는 통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경찰 조사는 달랐습니다.
중대장은 훈련병들에게 완전군장 상태로 선착순 뜀걸음 1바퀴를 실시하게 하고, 팔굽혀펴기와 뜀걸음 세 바퀴를 잇달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중대장이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고 유가족에게 거짓말을 한 거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또 중대장의 이런 설명이 초기 환자 후송 등 조치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이처럼 중대장은 유가족을 기만하면서까지 자기 죄를 숨기려고 했을 뿐 아니라, 왜곡된 사실만 전달됨으로써 의료인들이 과도한 신체활동으로 열사병이 발생했을 것이라 짐작하기보다는 날씨가 더워서 쓰러졌다고 오인할 여지를….]
군인권센터는 중대장의 거짓말이 박 훈련병의 사망에 여러 영향을 끼쳤을 거라며 반드시 중형으로 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15일 열릴 예정입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신홍
디자인;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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