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서울 시청역 일대에서 14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로 구속된 60대 운전자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과학 수사기법을 활용해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았던 것을 더 명확히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4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
당시 승진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금융회사 직원 등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운전자 차 모 씨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수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차 모 씨 /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지난달 30일) : 혹시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시는 근거가 뭔가요?) 죄송합니다. 돌아가신 분과 유족분께 대단히 죄송합니다. (신발에 액셀 자국이 남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달리,
차 씨가 신었던 신발 바닥 흔적이 제동장치가 아닌 가속페달 자국과 일치한 겁니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직접 차량 감식을 의뢰해 운전자의 과실 정황을 더욱 명확히 했습니다.
국과수 실험 결과, 브레이크가 고장 난 상황에서도 제동 등에는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사고 당시 차 씨의 승용차는 멈추기 전까지 한 번도 제동 등이 켜지지 않았던 겁니다.
검찰은 차 씨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혼동해 사고를 것으로 결론짓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차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교통사고처리법상 과실치사상으로, 법정형은 금고 5년, 경합범으로 보더라도 7년 6개월이 최대 형량입니다.
이번 사건처럼 대규모 인명피해를 초래한 경우, 교통사고특례법에도 가중처벌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경일 / 변호사 : 법정형 범위 내에서 양형 요소를 유리하게 적용하면 됩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5년 이하의 금고형으로 정해버리면, 그 이상 운전자 비난 가능성이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처벌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과학 수사를 통해 운전자 과실 정황이 여럿 확인된 가운데, 차 씨 측이 향후 재판에서도 차량 결함을 주장할지 관심입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디자인 :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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